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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진의 문학 향기] 홍의장군과 괴테

2026-08-28 06:00
정만진 소설가

정만진 소설가

곽재우는 무과가 아니라 문과에서 2등을 차지한 선비 출신이다. 기이하게도 선조는 어명으로 곽재우의 합격을 취소시켰다. "백성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할 줄 알아야 옳은 임금"이라는 취지의 곽재우에게 선조는 격노했다.


선조는 수많은 백성들이 추종하는 이순신을 고문하고, 덕망 높은 의병장 이산겸과 김덕령을 때려죽였다. 곽재우도 밀정을 보내 감시했다. 권력에 무심하다는 표시를 내어야 안전이 보장되었으므로 곽재우는 산에 들어가 도를 닦았다. 선조의 의심을 벗어나려는 고육책이었다.


"평생을 절개와 의리로 살았지만/ 지금은 산속 승려와 같네/ 곡식을 안 먹으니 목마름이 없고/ 마음을 비우니 호흡이 이루어지네" "유학은 우주의 본질을 이(理)라 하고/ 불교는 현상을 타파해 공(空)이라 하네/ 모르겠구나 득도하는 비법을/ 언제쯤 그 약을 얻을 수 있으려나"


그가 신선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우리는 대구 망우당공원, 경남 의령 생가터와 의병 박물관, 그리고 정암진의 홍의장군 동상을 우러러볼 뿐이다. '망우선생 문집(홍우흠 편역)'에 따르면 홍의장군은 1552년 8월28일 태어났다.


홍의장군보다 197년 뒤인 1749년 8월28일 괴테가 태어났다. 국내의 홍의장군 동상은 두루 답사해 보았지만 괴테 동상은 독일 어디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확실히 아는 것은 바이마르 국립극장 앞의 동상이다.


바이마르의 동상은 괴테가 제자 겸 동지인 실러와 같이 서 있는 2인 입상이다. 이 입상은 두 사람을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조형했다는 점에서 특별히 탁월하다. 괴테 또는 실러만 단독으로 세워졌을 때보다 훨씬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까닭이다.


괴테·실러 2인상을 말할 때마다 '대구의 동상' 건립을 재삼 소망한다. 현진건·이상화·이육사 동상이다. 모두 독립유공자이고, 교과서의 민족문학가이다. 세 분이 한 동상에 나란히 계시는 모습은 대구의 얼굴로 각인되고도 남을 상징이다.


1900년생 현진건과 1901년생 이상화는 1943년 4월25일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청소년기 이후 대부분을 대구에서 활동한 1904년생 이육사는 17회나 투옥당한 끝에 옥사했다. 세 분의 생애는 '운수 좋은 날'·'고향'과 일장기 말소 의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나의 침실로'와 ㄱ당, '광야'·'청포도'와 의열단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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