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에 거점 두고 대포통장·가상자산 이용
검사·금감원 사칭해 4명 피해…9천만원 회수
구미경찰서가 태국 파타야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조직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피해금. 구미경찰서 제공
태국 파타야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피싱 피해금 11억원을 세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구미경찰서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자금세탁 조직 총책 등 1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7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21일부터 9월3일까지 검사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 4명에게서 가로챈 11억원 상당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피해금을 여러 대포통장으로 잇달아 이체한 뒤 가상자산으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에게 "명의가 도용돼 카드가 발급·배송됐다"고 속여 불안감을 조성한 뒤 가짜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도록 유도했다. 이어 사고 접수와 카드 발급 취소를 명목으로 원격제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했다.
이후 피해자의 휴대전화 화면에 검찰청 1301번과 금융감독원 1332번 등 실제 기관 전화번호가 표시되도록 한 뒤 '자산 검수'와 '국가안전계좌 관리' 등을 내세워 돈을 송금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약 1년간의 추적 수사로 조직원 11명을 특정하고 인터폴 적색수배 등 국제공조를 통해 전원을 검거했다. 수사 과정에서 피해금 9천만원도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은승호 구미경찰서 형사과장은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상대방이 알려준 번호가 아니라 해당 기관의 공식 연락처로 직접 전화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기
경북부에서 구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게 묻고, 진실하게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