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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영천 말산업, 장밋빛 환상과 냉혹한 현실

2026-08-31 06:00
남정해 기자

남정해 기자

오는 9월 13일 '렛츠런파크 영천' 개장을 앞두고 영천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영천시는 '1조 8천억 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7천5백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내세우며 '말산업 수도' 도약을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축포를 터뜨리기도 전에 마주한 지표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광역교통망 노선변경 갈등과 불안정한 마필 수급구조, 치열한 한국마사회 본사 유치전, 미비한 실무기반 등 장밋빛 청사진 뒤에 냉혹한 현실이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대목은 장기적 성장기반이 될 교통인프라다. 관람객 유치를 위해 필수적인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은 노선변경안을 두고 주민반발과 지자체 간 재정분담 불협화음이 이어지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핵심 접근 인프라가 갈등으로 첫 단추부터 어긋나고 있다는 점이 뼈아픈 한계다.


실질적인 실무 운영역량 또한 시험대에 올랐다. 부산경남마주협회 등 유관 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경주마가 순조롭게 유입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마필 수급을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경마장은 개장 직후부터 파행 운영을 겪을 위험이 크다.


이와 함께 영천시가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마사회 본사 유치전은 지자체가 격돌하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기조 속에서 경기도 시흥과 화성, 양평, 양주 등 수도권 지자체들이 탄탄한 접근성을 발판 삼아 잔류와 유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맞서 호남권의 전남 담양과 전북 순창은 자매결연을 맺고 공동유치 공세를 펴고 있으며 전북은 김제에 반도체 투자패싱에 대한 보상책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제주, 부산·경남은 공동유치전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제 마사회 방문이나 여당 대표를 만나는 외연적 행보를 넘어 중앙정부 용역보고서에 영천만의 특화 콘텐츠를 깊이 인식시키는 데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물론 영천만이 지닌 전략적 자산과 차별화된 인프라는 강력한 무기다. 이미 경마(렛츠런파크 영천)와 승마·조련(운주산승마조련센터), 전문인력 양성(성운대학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내륙 최초의 '3거점 말산업 클러스터'를 보유해 유치전에서 독보적이다.


여기에 마사회 본사 유치를 위해 주거·교육·문화생활 지원과 세제혜택 등 지원책까지 준비하고 있다. 탄탄한 현장 인프라 위에 중앙정부를 설득할 독창적 아이템을 더하고, 마사회의 기능을 결합해 '원스톱 실무 중심지'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만이 유치전의 확실한 돌파구다. 이제 운명의 9월이 다가온다. 장밋빛 설계도를 과감히 접고 현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영천만의 정교한 실무역량과 전방위적인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결정적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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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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