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발표한 정부의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개혁 계획'은 크게 2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하나는 수도권 중앙행정기관을 내년 상반기부터 세종특별자치시로 순차 이전한다는 것이다. TK(대구경북)와의 관련성은 크지 않은 사안이다. 다른 하나인 2차 공공기관 이전 '5대 원칙'은 TK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활이 걸릴 수 있다. TK는 최근 행정통합→TK신공항→반도체 투자→서울대 10개 사업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공공기관 이전만큼은 치밀한 대응전략을 세우는 게 불가피해졌다.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관련한 지역의 관심사는 '공소청·중수청, 경찰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를 신축한 뒤 이전한다'라는 원칙 정도다. 대명동 남산빌딩에 당초 10월 2일 입주 및 개청 예정이었던 대구 중수청의 이전 시기가 다소 순연될 수 있다. 법무부·성평등부를 비롯한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국회 세종의사당은 국정 시스템의 대변화를 예고하나, TK의 영향권에서는 벗어나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대상기관과 이전 지역, 전체 규모는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5대 원칙에는 주목할 부분이 적지 않다. 특히 이전의 방점이 '기존 혁신도시 집적(集積) 배치'에 찍힌 것이 주목된다. 1차 이전이 단기적으로 혁신도시 인구·고용을 증가시켰지만, 수도권 집중 추세를 근본적으로 반전시키지 못했다는 반성의 결과물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을 옮겨갈 기관과 통합한다는 시나리오를 정부가 제시했다. 예를 들면 대구 혁신도시의 한국가스공사를 석유공사와 통합해 특정 지역에 옮길 수 있다.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도 오송의 그것과 합칠 수 있다는 설계다. 설마하지만 'TK패싱'의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의 '집적배치' 방침에 대응할 대구경북의 무기는 '행정통합법 통과'와 '통합특별시 지위 인정'이다. '집적배치' 원칙이 TK패싱의 빌미가 되는 걸 막는 방편이 될 수 있다. 대구는 IBK기업은행 본점 및 34개 기관, 경북은 농협중앙회 본사 및 46개 기관의 유치를 희망한다. 여기서도 여당의 텃밭이거나 새 개척지인 호남, 부·울·경과 대부분 겹치는 게 불안요소다. 물론 정부의 공공기관 다이어트는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와 소규모 기관 통합이 골자다. 결과적으로 대구경북은 단순히 새로운 기관을 받는 것뿐 아니라, 기존에 유치한 기관이 통합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기능이 축소되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게 됐다. 정치구도상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 의도를 파악한 정밀한 전략수립이 급선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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