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C갤러리, 프리즈 기획 섹션 ‘스포트라이트’에 이름 올려
갤러리신라 고사리·갤러리팔조 조경재, 키아프 하이라이츠 10인에 선정
“단순한 참가 규모 넘어 대구 화랑 경쟁력·위상 보여줘”
PNC갤러리는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의 기획 섹션 '스포트라이트'에서 곽훈 작가가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1972년부터 1989년까지의 초기작을 한자리에 모은 연구형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권혁준 기자
대구 화랑들이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6'과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6'에서 아카이브 전시와 작가 발굴 성과를 앞세워 저력을 드러냈다. 키아프에는 대구 화랑 13곳이 참가했고, 프리즈에도 리안갤러리·우손갤러리·PNC갤러리 등 대구 화랑 3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PNC갤러리는 프리즈가 올해 신설한 기획 섹션 '스포트라이트'에 대구 화랑 중 유일하게 선정됐고, 키아프에서는 갤러리신라의 고사리와 갤러리팔조의 조경재가 '키아프 하이라이츠' 10인에 나란히 뽑혔다.
PNC갤러리는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 서울의 기획 섹션 '스포트라이트'에서 곽훈 작가가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1972년부터 1989년까지의 초기작을 한자리에 모았다. 스포트라이트는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20세기 작가를 재평가하기 위해 마련한 섹션이다.
이번 전시는 PNC갤러리가 지난해 서울점에서 연 '곽훈 1972-1989: From Soil to Soil'에서 출발했다. 당시 갤러리는 곽 작가에게 작품을 빌려 비매로 전시하고, 초기작과 자료를 연구한 도록도 펴냈다. 이 전시를 프리즈 측 기획자가 주목하면서 올해 스포트라이트 프레젠테이션으로 이어졌다.
이지원 PNC갤러리 대표는 "작가의 젊은 시절 작품을 보면 이후 전 생애를 관통하는 주제와 기법, 구도와 도상이 형성기에 이미 나타난다"며 "형성기를 먼저 짚어보는 것은 한 작가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갤러리신라가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에서 키아프 하이라이츠 10인에 선정된 고사리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권혁준 기자
갤러리신라의 고사리와 갤러리팔조의 조경재가 선정된 '키아프 하이라이츠'는 참가 화랑이 작가를 추천하면 미술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주목할 작가를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대구 화랑이 추천한 두 작가가 10인에 포함되면서 지역 화랑의 작가 발굴·기획 역량도 함께 주목받게 됐다.
이광호 갤러리신라 대표는 "고사리가 하이라이츠에 선정되기 전인 지난해부터 함께 작업해왔다"며 "화랑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좋은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슷한 작업을 걸러내고 자기만의 독창성을 가진 작가를 찾아야 한다. 고사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재료를 자신만의 언어로 만들어낸 경우"라고 덧붙였다.
김중희 갤러리팔조 대표는 "갤러리신라와 함께 대구 화랑이 소개한 작가 2명이 하이라이츠 10인에 포함된 것은 대구 화랑의 역량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갤러리분도는 이지현의 책 작업을 선보였다. 이지현은 책의 모든 페이지를 분리하고 글자를 일일이 파낸 뒤 보존 처리를 거쳐 다시 책 형태로 조립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지현 작가는 "책을 읽을 수 없게 만들어 근본적 물음을 던지는 작업"이라며 "이번 키아프에서는 '채식주의자', '해리포터' 등 익숙한 책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갤러리팔조가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에서 키아프 하이라이츠 10인에 선정된 조경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올해 프리즈와 키아프에서 PNC갤러리는 중견작가의 출발점을 재조명했고, 갤러리신라와 갤러리팔조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대구 화랑이 참가 규모뿐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전시 기획력과 작가 발굴 역량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화랑의 역할이 작품 판매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줬다.
대구화랑협회장인 이광호 대표는 "프리즈와 키아프는 신청한다고 모두 참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심사를 거쳐 선정된 화랑만 참여할 수 있다"며 "대구 화랑들이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한 것은 대구 화랑의 경쟁력과 위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권혁준
영남일보 권혁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