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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고령자 면허 반납 88% 급증…3월 이후 신청자는 내년에 받는다

2026-09-07 19:16

올해 1~7월 4천943명 반납…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1% 증가
3~7월분 최소 3억2천790만원 부족…자체 시비 4억원 추경서 제외
실운전자 지원금 20만원으로 올렸지만 사고 예방 효과 검증은 한계

고령자가 운전하는 한 차량의 뒷유리에 어르신이 운전 중이라는 스티커가 붙은 모습. 영남일보 DB

고령자가 운전하는 한 차량의 뒷유리에 '어르신이 운전 중'이라는 스티커가 붙은 모습. 영남일보 DB

대구에서 올해 1~7월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65세 이상 고령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늘었다. 그러나 면허 반납 지원 예산이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올해 3월 이후 반납자는 내년에야 지원금을 받게 됐다. 정부가 실제 운전한 고령자의 지원금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지만, 대구에 배정된 국고보조금은 요청 인원의 절반에 그쳤다. 대구시가 지원금 적체를 해소하고자 요구한 자체 시비 4억원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아 지급 지연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지역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예산 현황 및 반납인원. 대구시 제공

대구지역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예산 현황 및 반납인원. 대구시 제공

◆반납 88% 늘었는데…3월 이후 신청자는 내년 지급


7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올해 1~7월 대구에서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65세 이상 시민은 4천943명이다. 이 가운데 실운전 증빙자는 744명(15.1%), 일반 반납자는 4천199명이다.


문제는 반납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지원금 지급 적체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지원금을 받지 못한 반납자는 3천953명이다. 2023년 2천374명, 2024년 2천978명에 이어 해마다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반납자는 전년보다 429명 줄었지만 미지급자는 오히려 975명 늘었다.


대구시 교통정책과는 이달 제2회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사업비 5억1천560만원 증액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추가로 확정된 국비 3천468만원과 이에 따른 의무 매칭 시비 8천92만원, 미지급 해소를 위한 자체 시비 4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그러나 추경안에는 추가 국비와 의무 매칭분을 더한 1억1천560만원만 반영됐다. 대구시가 별도로 요구한 자체 시비 4억원은 제외됐다.


추경 반영 후 대구시가 올해 확보한 사업비는 모두 6억3천610만원이다. 지난해 미지급자 3천953명에게 3억9천530만원, 올해 1~2월 반납자 2천68명에게 2억3천700만원을 지급하면 남는 예산은 380만원에 불과하다.


올해 3~7월 반납자 2천875명에게 지급해야 할 지원금은 3억3천170만원이다. 남은 예산을 빼더라도 최소 3억2천790만원이 내년으로 이월된다. 8월 이후 반납자까지 더하면 미지급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비는 요청 인원의 절반…지방비 부담 70%


대구시는 올해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지원 대상자로 8천명분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실제 배정받은 물량은 4천48명분에 그쳤다. 올해 1~7월 반납자만으로도 연간 배정 인원을 895명 초과했다.


국비 부족은 정부가 실운전 증빙자의 지원 단가를 높이는 대신 전체 지원 인원을 줄이면서 발생했다. 관련 국비는 지난해 27억원에서 올해 33억원으로 22.2% 늘었다. 반면 지원 인원은 지난해 9만명에서 올해 7만명으로 22.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인당 3만원의 국비를 기준으로 9만명을 지원했다. 올해는 일반 반납자 3만명과 실운전 증빙자 4만명 등 7만명을 지원한다. 실운전 증빙자에게 투입되는 국비가 1인당 3만원에서 6만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전국 17개 시·도가 올해 정부에 요청한 지원 인원은 15만7천971명이다. 정부가 반영한 7만명의 두 배를 웃돈다.


올해 전국 사업비 110억원은 국비 33억원과 지방비 77억원으로 구성됐다. 일반 반납자에게 10만원, 실운전 증빙자에게 20만원을 지급하며 국비와 지방비를 3대 7로 분담한다.


장지숙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국비가 내려오면 그에 맞춰 시비 70%를 부담하지만, 국비가 배정되지 않으면 추가 시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2026년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관련 국고보조금 사업 개편(차등지원) 현황. 대구시 제공

2026년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관련 국고보조금 사업 개편(차등지원) 현황. 대구시 제공

◆반납 늘었지만 정책 실효성 검증은 한계


예산 부족과 별개로 차등 지원이 실제 사고 위험이 큰 고령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끌어내고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반납자는 크게 늘었지만 전체 고령 면허소지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다.


올해 1~7월 대구의 반납자 4천943명은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면허소지자 26만8천571명의 1.84%다. 지난해 연간 반납률도 2.37%에 머물렀다. 올해 실운전 증빙자 744명은 전체 반납자의 15.1%, 고령 면허소지자의 0.28%에 해당한다.


차등 지원 기준도 최근 운전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 대구시는 면허 반납 전 1년 이내의 자동차보험 가입·차량 보유 여부나 운수업체 근무·렌터카 이용 내역 등을 토대로 실운전자를 판단한다. 이들 자료만으로는 주행거리와 운전 빈도는 물론 인지·반응 능력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지원금 인상이 사고 위험이 큰 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얼마나 끌어냈는지 집행 현장에서 검증하기 힘든 구조다.


대구지역 고령 운전자 사고 통계. 그래픽=생성형 AI 챗GPT

대구지역 고령 운전자 사고 통계. 그래픽=생성형 AI 챗GPT

고령운전자 사고 역시 단순 건수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대구의 고령 면허소지자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4.3%, 교통사고는 15.8% 늘었다. 그러나 고령 면허소지자 100명당 사고 건수는 같은 기간 1.28건에서 0.90건으로 줄었다. 다만 지난해 비고령 운전자 사고율인 100명당 0.59건보다는 높았다.


2021~2025년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률은 2.37~3.47%, 사고율은 면허소지자 100명당 0.90~1.02건 사이에서 움직였다. 두 지표 사이에서 뚜렷하고 일관된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지원금 중심의 반납 유도에 머물지 말고 개인별 운전 능력 관리와 면허 반납 이후의 이동권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정열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10만~20만원의 지원금 때문에 운전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이 면허를 반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연령만을 기준으로 면허 반납을 권유하기보다 개인의 운전 능력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반납 이후의 이동권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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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웅

현장의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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