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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나다 좌석’만으로 정치개혁 되겠나

2026-09-08 06:00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의 좌석 배치를 당별이 아닌 의원 성명의 '가나다순'으로 섞어 앉자는 정치개혁안을 제안했다. "이당 저당 섞어 앉아 맞장구도 치고, 서로 자기 당 의원 흉도 보고 함께 진지해지는 것도 해볼 만하지 않겠느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극단적인 대립으로 얼룩진 국회 풍경을 바꾸고 의원 간 사적 소통을 늘려 소모적인 진영 정치를 완화해보자는 취지로 읽히지만, 이 제안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오늘날 한국 정치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친분이 부족하거나 좌석 배치가 대립형 구조여서가 아니다. 강성 지지층에 기댄 팬덤 정치, 상대를 국정 파트너가 아닌 타도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가 진짜 원인이다. 여당이 진정 정치를 바꿀 마음이 있다면,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서의 법안 처리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제도적 실천과 행태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은 공간의 재배치는 연극 무대의 세트를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거대 의석의 힘을 앞세워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는 입법 폭주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좌석 교차 배치만으로 정치가 개혁될 리 만무하다.


김 대표가 제안한 개헌론 역시 불편한 의구심을 키우기는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권력구조를 개편하겠다"고 했다. 얼마 전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은 국민의 선택'이라 발언해 정국을 흔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지 않은 채 '국민이 원하는 선'을 말하는 것은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불씨를 살려두려는 우회적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입법 폭주로 의회주의를 무너뜨리면서 대외용 이미지 정치와 정략적 개헌론을 펴는 여당의 행태에 진정성을 느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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