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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정 55% 늘어난 ‘참외 수도’ 성주…농업용수 확보 방식 바꿔야

2026-09-08 18:47

농업용 관정 2021년 1천750공→올해 2천712공
참외 시설재배 용수 확보 위해 관정 증가…개인관정 70.8% 급증
시설하우스 3천428㏊, 전체 농지의 46% 차지
관정 중심 넘어 저장·함양·지표수 연계하는 중장기 물관리 필요

성주군 전체 농지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참외재배 시설하우스 전경. 석현철 기자

성주군 전체 농지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참외재배 시설하우스 전경. 석현철 기자

대한민국 최대 참외 주산지 경북 성주에서 참외 시설원예 농업에 필요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농업용 관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성주군의 농업용 관정은 2021년 1천750공에서 올해 2천712공으로 5년여 만에 962공, 55% 증가했다. 특히 농가가 개발한 개인관정은 같은 기간 1천251공에서 2천137공으로 70.8% 급증했다.


관정 증가는 성주의 주력 농업인 참외 시설재배에 필요한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참외농사에 필요한 물을 개별 관정을 늘리는 방식으로 계속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성주참외 시설하우스는 3천428㏊로 전체 농지의 46%를 차지한다. 농지 절반 가까이가 시설하우스로 이용되는 만큼 지하수 취수뿐 아니라 빗물의 침투와 함양, 성주댐·저수지·하천 등 기존 수자원을 함께 활용하는 중장기 농업용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년여 새 962공 증가…증가분 대부분 개인관정


성주군 성주읍에서 캠벨농사를 짓고 있는 농가, 개인 관정을 통해 물 공급을 하고 있다. 석현철 기자

성주군 성주읍에서 캠벨농사를 짓고 있는 농가, 개인 관정을 통해 물 공급을 하고 있다. 석현철 기자

성주군 농업용 관정은 2021년 1천750공에서 2022년 1천910공, 2023년 2천466공, 2024년 2천593공, 지난해 2천671공에 이어 올해 2천712공으로 늘었다.


5년여 동안 962공, 55% 증가했다.


특히 개인 관정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21년 1천251공에서 올해 2천137공으로 886공, 70.8% 증가했다.


반면 군 관리 관정은 같은 기간 499공에서 575공으로 76공 늘었다.


전체 관정 증가분 962공 가운데 개인관정 증가분이 886공으로 약 92%를 차지한다. 현재 성주지역 농업용 관정의 78.8%가 개인관정이다.


특히 2022년 1천910공이던 농업용 관정이 2023년 2천466공으로 한 해에만 556공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농지 46%가 참외하우스…이제 '내리는 물'도 봐야


성주참외 시설하우스, 비닐하우스 사이까지 배수로가 덮여있어 비가 오더라도 대부분의 우수가 지표면 밖으로 흘러내려 간다. 석현철 기자

성주참외 시설하우스, 비닐하우스 사이까지 배수로가 덮여있어 비가 오더라도 대부분의 우수가 지표면 밖으로 흘러내려 간다. 석현철 기자

관정 증가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은 성주의 독특한 농업구조다.


성주군 농정과에 따르면 성주참외 시설하우스 면적은 3천428㏊로 전체 농지의 약 46%에 달한다.


시설하우스는 성주를 대한민국 최대 참외 주산지로 성장시킨 핵심 생산기반이다. 그러나 기후변화 시대에는 생산뿐 아니라 물순환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 농경지는 비가 내리면 강우의 일부가 토양으로 침투한다. 반면 비닐하우스 지붕에 떨어진 빗물은 하우스 측면으로 모여 배수로 등을 통해 빠져나간다.


농지 절반 가까이가 시설하우스로 이용되는 성주에서 이 같은 구조가 토양으로의 강우 침투와 지하수 자연함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시설하우스 밀집으로 인한 물순환 왜곡은 성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의 경우 고소득 작물 재배를 위해 시설하우스 면적이 20년 새 2배 이상 급증하면서, 빗물이 토양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로 유출되어 집중호우 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가뭄 시에는 지하수위가 하강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농지의 46%가 비닐하우스로 덮인 성주군 역시 빗물의 자연 함양 감소와 개인 관정 증가가 지하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할 시점이다.


시설하우스가 성주지역 지하수위 하락을 초래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현재 없다. 강수량과 토양·지질구조, 실제 지하수 취수량과 지하수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외농업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한 관정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지하에서 끌어 쓰는 물뿐 아니라 비가 내렸을 때 다시 지하로 들어가는 물까지 함께 관리해야 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군 "현재 물 부족 호소 없어"…관정 증가가 고갈 의미하진 않아


관정 증가를 곧바로 농업용수 부족이나 지하수 고갈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도지완 성주군 건설과 농업기반팀장은 "성주는 참외가 주류인데 참외는 모내기철 한꺼번에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벼농사만큼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며 "지표수를 많이 이용하고 관정도 깊게 개발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농업현장에서 특별한 물 부족을 호소하는 상황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관정 수가 55% 증가했다고 실제 지하수 취수량 역시 55% 증가했다고 볼 수도 없다. 관정별 이용량과 사용 시기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물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과 앞으로도 물 걱정이 없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에 대비하려면 물이 부족해진 뒤 관정을 추가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평상시부터 지역의 농업용수 수요와 공급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우 군의원 "가뭄 뒤 관정 개발하는 방식 벗어나야"


성주군의회 김성우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기후변화와 가뭄에 대비한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성주군의회 제공

성주군의회 김성우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기후변화와 가뭄에 대비한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성주군의회 제공

성주군의회에서도 농업용수 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성우 성주군의원은 최근 제301회 성주군의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지하수는 농업 현장에서 중요한 수자원이지만 결코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며 "가뭄이 발생할 때마다 관정을 추가 개발하거나 긴급용수를 공급하는 사후적 대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선 읍·면별 농업용 관정 이용현황과 지하수위, 용수 부족 우려지역을 조사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관정 숫자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얼마의 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어느 지역이 향후 물 부족에 취약한지를 파악하는 이른바 '성주 농업용수 지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관정 개발 넘어 '저장·함양·연계'로


대안은 지하수를 더 끌어 쓰는 데서 기존의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향으로 농업용수 정책을 확장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성주댐 등 기존 수자원의 추가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양수시설과 용수로를 확충·정비해 필요한 지역으로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집중호우 때 흘러가는 물을 농업용 저류지와 소규모 저장시설에 확보했다가 가뭄 때 사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히 지역 여건에 따라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켜 지하수를 보충하는 '지하수 함양사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지의 46%가 시설하우스인 성주에서는 하우스 지붕에 내린 빗물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장해 농업용수로 재활용하거나 지하수 함양에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 의원은 이를 하나로 묶은 '성주군 농업용수 확보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해 지역별 수요와 공급능력을 분석하고 국·도비 확보에도 선제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성주에서 농업용 관정이 증가한 것은 대한민국 대표 참외산업에 필요한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농가들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기후변화 시대에도 농업용수가 필요할 때마다 개별 관정을 늘리는 방식에 계속 의존할 것인지는 이제 따져봐야 한다.


관정을 더 뚫는 것은 물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 있는 물을 꺼내 쓰는 일이다.


만성적인 농업용수 부족을 겪던 타 지자체들은 이미 '지하수 인공함양'으로 눈을 돌렸다.


경남 진주시 단목지구와 대평지구는 대규모 시설하우스 단지의 지하수 고갈을 막기 위해 빗물과 하천수를 땅속으로 강제 주입하는 인공함양 시설을 구축해 큰 효과를 보았다.


전북 남원 귀석지구와 경기 이천 호법주미지구 역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지하수 함양사업에 선정되어 국비를 지원받는다. 땅속 물을 빼 쓰기만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거대한 '물 저금통'을 만드는 정책 전환이다.


성주참외를 앞으로 10년, 20년 지속하기 위해서는 관정 개발을 넘어 지하수와 성주댐·저수지·하천, 빗물까지 하나의 자원으로 보고 '얼마나 쓰고, 얼마나 저장하고, 얼마나 다시 채울 것인가'를 관리하는 농업용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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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철

지역의 변화와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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