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인사위원장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두 후보자를 향해 매일같이 쏟아지는 의혹과 싸늘하게 식어버린 여론을 애써 외면하는 태도다. 인사권자가 검증 책임을 포기하고 인사청문회 뒤로 숨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회피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존재 이유는 부적격자를 사전에 걸러내는 데 있다. 부실 인사의 결함이 드러나는데도 '시스템을 거쳤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청와대의 인사 검증망이 작동 불능 상태임을 자백하는 꼴이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사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수준이다. 김 후보자는 신약 임상 승인 청탁 및 알선 로비 의혹으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으며, 주무 부처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정황마저 불거졌다. 법치와 공정을 수호하고 법을 집행해야 할 총책임자 자리에 정작 법 위반 의혹을 받는 수사 대상자를 앉히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용 후보자 역시 공공성과 정치 윤리의 부재를 드러낸다. 성평등과 포용의 가치를 실현해야 할 장관 후보자가 정작 자신이 속한 조직을 사유화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배우자의 당 지도부 진입 논란은 공당을 사실상 '가족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지적을 부른다. 관례를 깨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사퇴를 거부하며 겸직을 강행하겠다는 태도 또한 장관직이란 공적 책무를 자신의 정치적 스펙 정도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사는 정권의 국정 철학과 도덕성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국민 눈높이에 턱없이 미달하는 인사들을 놓고 '청문회 강행'만을 외치는 것은 민심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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