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첫 파업 전격 돌입
2차 파업 120시간 예고
임금 복지 안전 핵심쟁점
9일 오전 포스코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김성호 위원장(가운데)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기태기자
포스코노동조합이 9일 오전 7시를 기해 창사 58년 만에 처음으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김성호 위원장은 이날 포항시 남구 노조 사무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해당 라인 조합원 95%가 파업에 동참했다"며 "대의원과 운영위원, 집행부 등 7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지켰다"고 밝혔다. 1차 파업은 광양제철소 산세공장(약 100명)과 포항제철소 전기강판(3CGL) 공정(약 20명) 두 곳에서 진행됐으며, 두 공정 모두 조합원 참여율은 9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은 사측이 대체 인력을 투입해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데 대해 "58년간 현장을 지켜온 조합원들의 단결된 분노는 결코 덮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삭발을 하고 회장에게 자정까지 결단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사측이 보내온 공문에는 교섭 제안과 함께 노조의 현장 점검을 문제 삼아 민형사상 조치와 징계를 예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회사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예고한 대로 파업 규모와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도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파업 찬반투표 찬성률이 92.2%에 달해, 과거 7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노동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데 대한 58년간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측 태도 변화가 없으면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규모의 2차 파업에 들어간다고도 예고했다. 이번 48시간 파업의 2.5배에 이르는 규모지만, 대상 공정은 사측 대응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교섭 재개 조건과 관련해서는 "제시안을 들고 오면 저희가 납득할 경우 파업을 철회하는 것이지, 순서가 바뀌었다"며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 쟁점으로는 기본급 인상(베이스업)과 복지, 안전 투자에 대한 노조 참여 등을 꼽으며 "지금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했다. 사측이 언론에 노조 요구 규모를 "1조4천억 원"이라 밝힌 데 대해서는 왜곡된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 물적분할 이후 제대로 된 보상이 없었다는 조합원들의 상실감도 파업 배경으로 지목됐다. 김 위원장은 "특별성과급, 주식 지급 등 사기 진작 방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직접고용 전환 이슈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된 방식에 대한 불만"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 달 예정된 집행부 선거와 파업 장기화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선거를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임기인 12월 1일 전까지 최선을 다해 교섭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포스코를 사랑하기 때문에 파업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회사가 전향적인 자세로 나온다면 오히려 신속한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며 회견을 마쳤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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