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통공사, 3호선 피뢰접지선 250개 연 1회 검사
관제실은 장애구간만 확인…고장부품은 현장 탐색
전문가 “점검 주기보다 경험·장애자료 축적 중요”
대구도시철도 3호선. 영남일보 DB
전력 공급 장애에 따른 대구도시철도 3호선(모노레일) 열차 중단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피뢰 접지선(손상)은 사고 넉 달 전 정기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현 운행 점검 시스템과 장애 탐지 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넉 달 전 점검서 '이상 없음'
8일 대구교통공사에 확인한 결과, 사고가 난 피뢰 접지선 등 전기설비의 마지막 연간점검은 5월 7일 이뤄졌다. 교통공사는 규정에 따라 해당 설비를 연 1회 점검하고 있다. 점검자는 애자와 절연물의 균열·손상 여부, 접속부의 풀림과 열화 상태를 살폈다. 당시 절연저항과 접지저항도 측정했지만,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3호선 전 구간에는 피뢰 접지선 250개가 설치돼 있다. 교통공사가 밝힌 내구연한은 30년이다. 최근 교체일은 2024년 7월9일이다. 정확한 설비 위치와 수량 등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연 1회 점검이 적정했는지는 정밀 조사 이후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피뢰 접지선 손상을 기존 점검 항목으로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는지, 점검 이후 새로 발생했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점검 주기를 조정할 경우, 설비별 특성과 필요한 인력·비용도 함께 검토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손상 부위 현장 확인까지 약 3시간20분
교통공사가 손상된 피뢰접지선을 현장에서 확인한 시각은 사고 발생 약 3시간 20분 뒤인 7일 밤 11시쯤이다. 전력관제실에선 전력을 구간별로 수동 투입해 장애구간을 좁힐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고장 부품과 원인까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염정빈 기자
공사는 결국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불꽃이 튄 장면을 직접 찾아 위치를 좁혔다. 이후 고압선의 전력을 끊고 작업용 모터카와 고소작업차를 투입해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했다. 대구시는 야간이라 손상 흔적을 찾기 어려웠고, 작업자 투입 전 고압선을 차단하는 절차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손상 부위를 확인하는 데 걸린 '3시간 20분'을 늑장 대응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동양대 김영석 교수(철도전기신호학과)는 "원인을 찾고 보면 간단하지만, 찾아가는 과정에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3시간 정도라면 그렇게 늦은 것은 아니다. 적절치도, 잘못된 것도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복 장애 자료 축적·숙련 인력 배치 제언
앞서 도시철도 3호선은 2024년 6월에도 전력 공급이 두 차례 끊긴 바 있다. 공사는 당시 사고와 이번 사고가 케이블 손상이라는 점에선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두 사고 모두 같은 설비가 문제로 작용한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2024년 발생한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유사한 장애가 반복될 경우 관련 설비를 별도 특별점검 항목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실제 장애 사고 처리 경험과 기술 수준이 뛰어난 유지보수 인력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과거 장애의 발생 조건과 손상 부품, 복구 방법을 자료로 축적해야 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여러 후보 원인 가운데 우선 확인할 대상을 좁힐 수 있다"며 "다만, AI는 현장 판단을 돕는 보조수단이며, 자료의 정확성과 적용 결과에 대한 검증이 먼저다. 이에 검증된 인력을 적절히 배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눈에 얼고, 날아온 천막에 멈추고…야외 3호선이 겪은 운행 장애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2015년 개통 이후 선로 결빙과 외부 물체 유입, 전력·선로전환 설비 고장 등으로 여러 차례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대부분 선로와 전력 설비가 야외에 노출된 취약한 운행 구조 때문이다.
도시철도 3호선 열차가 처음 멈춘 날은 2018년 3월 8일이다. 당시 대구에 7.5㎝의 눈이 내리면서 선로가 얼었다. 이 때문에 범물역과 용지역 일대 열차가 멈췄다. 양방향 운행이 2시간 이상 중단됐다. 같은 해 10월 2일엔 궤도빔 연결 장치인 '핑거플레이트'가 떨어지며 전기 설비를 손상시켜 운행이 중단됐다.
2021년 7월 26일에는 용지역 회차 구간의 절연장치인 '애자'가 파손돼 전 구간 운행이 2시간 넘게 중단됐다. 같은 해 9월 15일엔 강풍 탓에 날아든 전도성 물체가 모노레일과 전차선 사이에 껴 단전됐다. 이 때문에 열차는 멈춰 섰다.
2022년 2월 20일에는 수성못역~황금역 사이 궤도빔에 천막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날아들어 운행이 59분간 중단됐다. 2023년 6월 6일에는 칠곡경대병원역 선로전환기의 '리미트스위치' 고장으로 일부 구간 운행이 멈췄다. 이때부터 주요 스위치 교체와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이 본격화됐다.
전력 공급이 차단돼 운행이 중단된 건 최근이다. 2024년 6월15일 전력 공급이 두 차례 끊기면서 전 구간 운행이 각각 8분과 2분간 중단됐다. 당시 케이블 손상이 확인됐지만, 정확한 원인은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엔 수성구민운동장역 인근 피뢰 접지선 손상으로 전력 공급이 차단돼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단전 구간 피뢰 접지선 검게 타"…원인은 아직
7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전기 공급에 문제가 생기며 멈춰서면서 건들바위역 입구에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전력 공급 장애 탓에 대구 도시철도 3호선(모노레일) 열차 운행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피뢰 접지선' 이상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피뢰 접지선에 불꽃이 튀며 전 운행 구간에 전원 공급이 차단된 것이다. 피뢰 접지선은 낙뢰 등으로 생긴 전류를 땅으로 흘려보내 전차선을 보호하는 설비다. 실제 사고 현장인 수성구민운동장역 인근 구간의 접지선엔 검게 탄 흔적이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불꽃이 발생한 원인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
대구시는 8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날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된 경위와 복구 과정, 후속대책을 설명했다.
3호선 운행 중단의 발단이 된 전력 공급 장애는 지난 7일 오후 7시38분쯤 수성구민운동장역~어린이세상역 사이에서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지점은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어린이세상역 쪽으로 약 150m 떨어진 용지역 방면 선로다.
당시 운행 중이던 열차는 비상 배터리인 '축전지'를 이용해 가까운 역으로 이동했다. 승객들은 모두 역사에서 무사히 내렸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같은 날 오후 8시10분부터 열차를 돌릴 수 있는 칠곡경대병원역~달성공원역 구간에서 부분 운행이 시작됐다.
8일 오전 10시30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허주영 교통국장이 도시철도 3호선 전력공급 장애 경위와 복구 상황을 설명 중이다. 최시웅기자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불꽃이 튄 장면을 확인한 대구교통공사는 이날 밤 11시쯤 현장에서 피뢰 접지선 손상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후 공사는 손상된 접지선을 주변 설비와 닿지 않도록 떼어내 임시 복구했다. 이를 통해 8일 0시43분쯤 시험 운행을 마쳤다. 같은 날 오전 5시30분 첫차부터는 3호선 전 구간 운행이 정상화됐다.
현재까지 피뢰 접지선에서 불꽃이 발생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구시와 교통공사는 철도·전기 분야 전문가 그룹을 꾸려,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3호선 전 구간의 피뢰설비 연결부도 특별점검한다. 임시 분리한 접지선은 조사 결과에 따라 다시 설치한다. 필요한 재발방지 대책도 함께 반영할 계획이다.
대구시 허주영 교통국장은 "운행 중단으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정확한 원인부터 분석할 예정이고 앞으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피해를 본 승객에게 운임을 환불하겠다. 환불확인증이 없어도 이용 사실이 확인되면 가까운 역에서 환불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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