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2시간 연장 계획안 제시
대구 초등 저학년, 현재 낮 12시50분~1시30분 하교
지역 교사 반대 “학생 신체 발달 영향 및 업무 과중”
학부모 “돌봄 있어 무의미 VS 학교가 관리해 안전”
기사의 이해도를 돕기위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초등 1·2학년 하교 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대구 지역 학부모와 일선 교육 현장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학교가 안전하게 아이를 돌봐준다'는 기대감과 '학원·방과후 교실과 중복되는 무의미한 대책'이라는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앞서 국가교육위원회는 최근 초등 1·2학년의 하교 시간을 오후 1시→ 3시로 연장하는 교육시간 확대를 제안했다.
8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 하교 시간대는 점심 급식 이후 이르면 낮 12시50분, 늦으면 오후 1시30분쯤이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월·수요일은 4교시, 화·목·금요일에는 5교시까지 정규수업이 있다. 수업 후 일부 아이들은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돌봄수업'에 참여한다. 현재 대구지역 초등생 인원은 1학년 1만4천273명, 2학년 1만5천145명이다.
교사들은 교육시간 연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신체 발달과 교사 업무 과중이다. 북구 한 초등교사는 "가장 걱정되는 건 저학년의 수업 집중도와 신체 발달에 대한 부분이다. 갓 입학한 아이들의 집중력은 그리 높지 않아 무작정 책상에 앉혀두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3시 하교라면 최소 6교시까지 수업을 해야 하는데 놀이 위주로 교육해도 체력적 한계는 있다. 저학년 발달 단계에 맞춘 교육과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교사 업무 가중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줄면서 교내 교원 인원도 감소하고 있지만, 행정 업무와 수업 준비 및 평가, 학부모와의 소통 등 할 일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대구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OECD가 발표한 '교수·학습 국제 조사'(TALIS 2024)에서 한국 교사의 주당 총 근무시간은 43.1시간으로 OECD 평균(41시간)보다 길다. 행정업무는 주당 6시간으로, OECD 평균(3시간) 대비 두 배에 달한다.
하교 시간이 연장되면 돌봄 체계와의 엇박자가 예상된다. 기존 돌봄수업을 축소하면 프로그램 제한·인력 감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대구교사노조는 "초등 저학년의 정규 교육시간 확대는 학교 인력과 업무 구조, 교육환경 전반의 변화가 수반돼야 할 사안"이라며 "이 선결 조건에 대한 구체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확대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일부 학부모는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이미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 체계가 잘 갖춰진 상황에서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초등생 자녀를 둔 박호정씨(44·달서구 유천동)는 "의미 없는 정책이다. 현재 하교 후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데 정규수업을 조정하는 건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 생긴다"며 "맞벌이 부부는 학교가 오후 7시까지 아이를 붙잡아두지 않는다면 체감을 못한다. 학생들도 정규수업이 늘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규 수업시간이 늘어나면 학생이 더 안전해진다는 입장도 적잖다. 서연수(39·서구)씨는 "지난해 돌봄 과정에서 교사가 학교에 함께 있던 여아에게 위해를 가했던 사건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전교생이 있는 가운데 학교 차원에서 아이를 챙겨주면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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