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와 집권 여당이 당정 협의를 통해 어제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명백한 투기 행위는 엄단하되, 관행적 위반에 대해서는 계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고령화와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이유로 발생한 관행적 미경작이나 임대차 위반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처분명령 대신 계도 기간과 유예 조치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상속 농지나 고령 농업인의 농지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일률적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고, 농지 불법전용 양성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이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도 농촌 현실을 반영해 현장 농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담긴 것 같아 진일보한 개선책이라 할 만하다.
농지는 식량안보의 보루이고 농업생산의 핵심 기반이다. 그동안 외지인의 기획부동산 투기나 꼼수 소유가 성행하면서 일부 농지 가격이 치솟고 정작 진짜 농민이 설 자리를 잃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전수조사 과정에서 투기 세력 단속이라는 취지와 달리, 힘겹게 농사를 이어오던 고령농이나 농지를 빌려 쓰던 임차농을 불안에 떨게 하고, 농지 가치를 떨어뜨리게 하는 등 부작용이 컸다.
정책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 할지라도 농촌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실제 농민을 위협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자경(自耕) 여부라는 잣대만으로 강제처분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려 한 것은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다. 세심한 법규 정비로 선의의 피해자가 없게 해야 한다. 농지정책 목적은 영농 기반을 안정시키고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농지 전수조사와 농지제도 개선은 농민을 위한 정책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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