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작가
'오드리 햅번보다 예쁘지만 얼굴이 커서' 붙은 별명 '오드리될뻔'. 스스로를 마음과 웃음이 풍성한 재벌이라 칭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이영미(61·대구 남구·사진) 작가를 만났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 전직 과학교사, 웹툰 작가, 플로리스트, 타로심리상담가 등 다채로운 타이틀을 가진 그는 전국 강단을 종횡무진 누비는 인물이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서는 그의 필명은 '착한재벌쌤정'이다. 웃음이 많고 자뻑이 심하며 사람을 좋아해 타인과 함께 재미있는 일을 자꾸 만들어내는 '마음의 재벌'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퇴직 후 진행한 123회 강연료 전액을 기부했다. 얼마 전에는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판매해 마련한 수익금을 의성 산불 피해 가구에 전액 전달하며 온정을 더했다.
경북 의성 시골 마을의 5남매 중 맏딸로 태어난 이 작가는 중학교 2학년 때 할머니와 함께 대구 유학길에 올랐다. 1987년 과학교사로 교단에 선 뒤 38년간 중·고등학생을 가르쳤다. 육아, 교육, 과학, 시집 등 19권의 도서를 출간했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대구교육상을 수상했다. 퇴직 전 400~500회의 재능기부 강연을 펼친 그는 퇴직 후에도 배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2018년 시작한 '말랑말랑 학교'는 그의 교육 철학을 잘 보여준다. 건물을 짓고 학생을 모아야 학교가 되는 게 아니라, 책 한 권만 있으면 어디든 학교가 돼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했다. 제주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농민이 창고를 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싶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찾아간 인연은 어느덧 8년째 지속돼 오고 있다.
이 작가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작은 변화'다. 교사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자"라며 일주일간 지킬 수 있는 작은 약속부터 권했다. 본인 역시 이를 실천한다. 최근 AI 시대를 맞아 온라인으로 영상 제작 도구를 배우고 비행기 안에서 편집 프로그램을 익혔다.
40대 중반, 강연 요청과 방송 출연으로 화려한 나날을 보내던 중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가 찾아왔다. "무엇을 위해 달리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그는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했다. 남편과 자녀, 자신의 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새로운 도전 전에는 항상 가족과 조율하는 법을 배웠다.
예순 이후에도 남은 긴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그는 동년배들에게 유익한 자극을 던진다.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로 살 것을 권한다. "80대가 돼 샤넬의 뮤즈가 되면 재미있지 않겠느냐"라며 웃어 보이는 이 작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그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돼준다.
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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