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북도민이 경북 밖 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는 2조4천391억원으로 전체의 35%에 달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암과 중증질환 환자가 대구를 거치지 않고 서울권 대형병원을 선택하는 '대구 패싱'이다. 환자가 서울로 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더 경험 많은 의료진과 높은 치료 수준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를 외면한 채 환자의 서울권 선호만 탓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지역 의료에 대한 신뢰다. 대구가 경북 중증환자에게 서울을 대신할 수 있는 최종치료 거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대구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고난도 질환 전반의 치료 역량을 끌어올리되, 환자 유출이 많고 치료 공백이 큰 분야부터 의료진과 진료체계, 치료 성과를 집중 보강해야 한다. 병원 규모나 장비의 숫자가 아니라 환자가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로 실력과 신뢰를 쌓는 것이다. 경북 환자를 대구의 전문 의료진에게 얼마나 빨리 연결하느냐도 중요하다. 경북 병원에서 중증질환이 발견됐는데 환자가 어느 병원으로 갈지 직접 알아보고 예약을 기다려야 한다면 서울행을 막기 어렵다. 지역병원이 환자의 상태에 맞는 대구 전문 의료진에게 바로 의뢰해 진료와 치료로 이어지도록 하고, 치료를 마친 뒤에는 다시 거주지 인근 병원에서 관리받게 해야 한다.
이런 진료체계를 현실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대구시는 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진료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고, 경북도는 지역병원과 대구 상급종합병원을 잇는 진료 의뢰·회송체계를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 지역 의료계도 병원 간 연계를 강화하고 환자 중심의 진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도 전문인력 확보와 중증진료 기반 확충을 적극 지원해야 이상적 진료체계가 현실화될 수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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