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대구시는 다음 달 기본·실시설계를 마치고 내년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착공해 2030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신청사 일정은 구체화되고 있지만 시청이 떠난 뒤 동인청사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여러 방안이 거론됐지만 실행 가능한 최종안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신청사 건립이 실행 단계에 들어선 만큼 동인청사 활용 방향도 이제는 분명히 정해야 한다.
우선 산격청사 개발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경북도청이 2016년 안동으로 이전한 뒤 산격동 부지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최종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각종 국비사업과 개발계획이 잇따라 덧씌워지면서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조차 흐릿해졌다. 동인청사에서는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신청사가 문을 연 뒤 다시 활용방안을 찾고 용역부터 시작한다면 늦다. 2030년 이전에 기본 용도와 사업방식, 사업주체, 재원과 착수 일정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동인청사의 성격부터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동인청사를 단순한 빈 청사나 매각 가능한 시유지 정도로 봐서도 안 된다. 동성로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경북대병원 등 원도심 핵심 공간과 맞닿은 요지이기 때문이다. 대구 원도심은 상업 기능 약화와 주요 기관의 외곽 이전이 이어지면서 공동화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은 오랫동안 제 기능을 못하고 있고, 2030년에는 시청마저 두류로 옮겨간다. 여기에 경북대병원 본원 이전까지 현실화한다면 행정과 상업, 의료 기능이 잇따라 빠져나가 원도심 위축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동인청사 개발은 단순한 후적지 활용을 넘어 원도심 공동화에 대응할 핵심 사업으로 봐야 한다. 시청이 떠난 자리를 채우는 데 그치지 말고 사람과 새로운 기능을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공이 원도심에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정하고 민간의 자본과 창의성을 결합해야 한다.
동인청사 개발은 대구가 앞으로 맞닥뜨릴 수많은 후적지 개발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K2와 군부대, 법원·검찰청 등 대형 공공시설 이전이 이어지면 도시 곳곳에 대규모 후적지가 생긴다. 후적지를 비싼 값에 팔거나 고층 주거시설로 채우는 방식만으로는 도시의 미래를 바꿀 수 없다. 공공성과 사업성, 주변 지역과의 연계,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갖춘 개발모델이 필요하다. 동인청사에서 그런 기준을 만들어낸다면 향후 대구 후적지 개발의 좋은 표준이 될 수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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