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지역사회 기여도 평가 기준'이 확 달라지고 있다. 일회성 기부금이나 법인세 납부액만으로는 지역민이 체감하는 온기를 담아낼 수 없어서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내년부터 순수 지역 농축산물 조달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입한다. 쌀 6억8천만원, 로컬 김치 10억원, 지역 청년 낙농기업 가공식품 1억 원 이상 고정 매입에다 경북 연안 수산물 5억2천만원을 포함한 범(汎)경북 식자재 규모는 연간 60억 원에 이르게 된다. 불확실한 판로에 시달리는 청년 농업인과 지역 농가에 강력한 '안정적 수요 저수지' 역할을 자청했다.
삼성의 식자재 구매에는 묵직한 지역 거시 경제의 튼실한 뼈대가 받치고 있다. 갤럭시 프리미엄 라인업의 전초기지인 구미사업장은 구미지역 수출의 25%, 세수의 21%를 책임진다. 소모성 자재(MRO)와 서비스 운영비 4천억 원, 연간 1조5천억 원의 운영 예산까지 합치면 천문학적 지역 경제 버팀목이다. 더욱 눈여겨봐야 할 점은 삼성의 거대 자금 흐름이 '지역 소득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소비가 꼬리를 물고 연결되는 '지역 자립형 앵커링(Anchor-ing:정박 효과)'을 주도하는 것이다. 대기업 시설 투자가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소비로 환류될 때 '지역 승수효과'와 역내순환 생태계는 완성된다.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삼성은 구매 품목을 다변화하고 청년 식품기업의 장기 자립을 도울 기술 조언까지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 구미시는 유통망 단축과 품질 보증 시스템을 잇는 매칭 플랫폼을 촘촘히 짜야 한다. 기업 소득을 지역에 묶어두는 '자생적 선순환 생태계'를 바로 세워야 세계적인 지역경제 순환 모델이 될 수 있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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