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930029581214

[책 속의 길] ‘다름’과 ‘틀림’의 경계에서, 소설 ‘아스파라거스’를 읽다

2026-10-02 06:00
  • 가
  • 가
  • 가
  • 가
  • 가
정선주 새마을문고대구 북구지부 회장

정선주 새마을문고대구 북구지부 회장

우리는 일상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얼마나 분명하게 구분하며 살아갈까. 생김새나 생각, 감각이 익숙한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틀렸다'고 판단하곤 한다.


김양미 작가의 장편소설 '아스파라거스'는 그 경계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그 안의 인물들이 겪는 어려움은 그들이 '틀려서'가 아니다.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존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세워놓은 보이지 않는 벽을 드러낸다.


이런 시선은 우리 주변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바라볼 때도 되풀이된다. 우리는 흔히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도와주어야 하는지부터 생각한다. 하지만 두 개 이상의 문화와 언어를 경험하며 자란 배경은 결핍이 아니라 자산이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생활방식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한 가지 기준으로 세상을 재단하지 않는 힘이 그 안에 있다.


그렇다면 지역 공동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아이를 우리의 기준에 맞추기보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빛을 발견하고 펼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다름을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을 때 아이는 자신의 배경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다.


새마을문고가 펼치는 독서문화운동 역시 이러한 포용적 공동체를 만드는 여정과 맞닿아 있다. 이는 단순히 책을 많이 읽게 하는 데 머물지 않고, 책을 통해 나와 다른 타인의 삶을 만나고 이해하며 그 폭을 이웃으로 넓혀가는 일이다. 결국 사회적 편견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누구나 환대받는 마을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셈이다.


마을의 작은 도서관은 그 실천이 시작되는 가장 가까운 공간이다. 서로 다른 배경의 아이들이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장소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으로 확장된다.


진정한 공동체는 다름을 틀림으로 판단하지 않는 시선에서 시작된다. 모두가 같아야 좋은 공동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색깔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때 공동체는 오히려 더 풍성하고 단단해진다.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된 공감이 한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다시 이웃을 품는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서로 다르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그 작은 시선의 변화가 바로 더 따뜻한 마을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생활/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