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이어져온 우리 고유 의복에 한복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서양에서 들어온 옷을 양복이라 부르면서다. 19세기 말 서양 문물이 밀려오면서 양복을 점차 입게 되자 이것과 우리 옷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복의 기원을 신석기·청동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흔적을 찾기도 하나, 그 원형은 삼국시대에 완성된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북방계 복식에서 출발해 삼국시대와 고려·조선을 거치며 기본형은 유지한 채 외래 문화의 영향도 받고 시대상황에 따라 모양과 색 등 디자인이 변화했다. 이웃나라의 침략과 전쟁은 우리의 복식 형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렇지만 우리 고유의 의상이 송두리째 바뀐 적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우리 옷에 한복이라는 이름이 붙은 시점부터 우리 고유의 옷은 일상과 분리돼 왔다. 생활 의복에서 특별한 날, 특별한 행사에 입는 예복이 됐다. 일상에서 입는 의복은 '옷', 한복은 '특별한 옷'이 되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달 29·30일 이틀간 '대한민국 한복문화포럼'이 경북 상주의 한국한복진흥원에서 열렸다. 포럼의 주제 발표자와 패널들은 "세계는 한복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름다움에 감탄하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한복을 입는 것도 관련 산업도 축소되고 있는 뼈아픈 아이러니가 있다"고 지적했다. 좌장을 맡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이진식 사무처장은 "내가 만약 한복을 입고 나서면 사람들이 특이하다는 듯 쳐다볼 것"이라며 "우리 옷을 입는 것이 어느새 주목받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한복 입은 것을 보면서 그 옷을 안 입은 우리가 "예쁘다"며 남의 문화를 감상하듯 보는 현실에 대한 지적이다.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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