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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터뷰]김은숙 음식연구소 대표..“울진의 산과 바다를 한 상에 담고 싶어요”

2026-10-0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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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정착 18년…한식·사찰음식 배우며 향토음식 연구
직접 농사지은 콩·고추에 고로쇠 수액 활용해 간장·된장·고추장 담가

김은숙 음식연구소 대표가 야외에서 인터뷰 모습. 원형래기자

김은숙 음식연구소 대표가 야외에서 인터뷰 모습. 원형래기자

"울진에는 산에서 나는 먹거리와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이 풍부합니다. 이 좋은 재료로 울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울진의 산과 바다에서 나는 식재료를 활용해 '울진의 맛'을 연구하고 있는 김은숙 음식연구소 대표. 울진에 정착한 지 18년째인 김 대표에게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울진의 자연과 산촌의 삶, 지역문화를 관광객에게 전하는 또 하나의 관광자원이다.


김 대표가 향토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음식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다.


"음식을 배우다 문득 '울진의 진짜 향토음식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런데 깊이 있게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주와 대구, 서울 등을 오가며 한식과 사찰음식을 공부했다. 다른 지역의 음식문화를 접할수록 오히려 울진의 산나물과 장류, 산촌 음식이 귀중한 자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5년 전부터는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해 사람들에게 울진의 식재료와 향토음식을 소개하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왔다.


▲고로쇠 수액으로 담그는 장…"음식의 기본은 장맛"


김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한식의 기본인 간장·된장·고추장이다.


콩과 고추를 직접 농사지어 사용하고, 울진 산촌에서 얻은 **고로쇠 수액을 활용해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담근다.** 직접 재배한 콩으로 메주를 만들고, 고추도 직접 길러 말린 뒤 고춧가루를 빻아 장을 만든다.


"직접 농사지은 재료와 고로쇠 물을 이용해 장을 만듭니다. 그렇게 만든 간장으로 나물을 무쳐놓으면 정말 맛이 달라요. 결국 좋은 음식은 좋은 원재료에서 시작합니다."


단맛 역시 매실청과 돌배청, 오미자청 등 직접 담근 발효청을 활용한다. 김 대표는 울진 산촌에서 얻은 재료로 기본 양념부터 만들어야 울진만의 맛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산채 주먹밥·쌈밥…산골 밥상을 관광체험으로


김 대표가 주목하는 또 다른 자원은 울진의 산채다.


울진 산촌에는 명이와 병풍취를 비롯해 다양한 산채가 자라고 산양삼을 재배하는 마을도 있다. 예부터 주민들은 이를 이용해 장아찌와 김치, 나물 반찬 등을 만들어 먹었다.


김 대표는 산채를 활용한 주먹밥과 쌈밥 등을 관광객 체험음식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옛날 산골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을 관광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울진에서 나는 나물로 주먹밥과 쌈밥을 직접 만들어 함께 먹으면 그 자체가 울진을 기억하는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봄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음식 체험을 구상하고 있다.


▲ 붉은대게·미역·톳…바다의 맛도 새로운 음식으로


울진 음식의 또 다른 경쟁력은 동해에서 나는 풍부한 수산물이다.


붉은대게를 비롯해 미역과 톳 등 바다 식재료와 산채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울진만의 강점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은숙 대표가 직접 만든 수제 소세지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원형래기자

김은숙 대표가 직접 만든 수제 소세지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원형래기자

전통음식뿐 아니라 현대적인 메뉴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돼지고기에 울진의 식재료를 접목한 수제 소시지와 콩을 이용한 비건 방식의 소시지에 산나물을 활용하는 방법 등도 연구하고 있다.


"전통음식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광객과 젊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음식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김 대표는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의 산림·산촌 자원과 음식문화를 연결하는 데도 관심을 갖고 있다. 오는 10월 31일 금강송테마전시관 앞에서 열리는 관련 기념행사에서는 산채를 활용한 떡 등 울진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김 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회원은 15명가량이다.


"사람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울진 음식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최근 김은숙 대표가 외국인관광객에게 직접 만든 음식을 대해 설명하고있다. 원형래기자

최근 김은숙 대표가 외국인관광객에게 직접 만든 음식을 대해 설명하고있다. 원형래기자

▲ "관광객에게 '울진에서는 이걸 먹어야 한다'는 음식 있어야"


김 대표의 연구와 음식 개발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시작됐다. 지속적인 행정·예산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음식을 연구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김 대표가 울진군에 바라는 것은 우선 '홍보'다.


"제가 제대로 준비를 마치고 관광객을 맞을 수 있게 됐을 때 군의 SNS 등을 통해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런 홍보입니다."


울진 대표음식을 찾기 위해 주민들이 참여하는 요리대회도 제안했다.


각 가정의 음식을 선보이는 '우리 집 대표음식 요리대회'를 비롯해 아빠 요리대회, 어린이·가족 요리대회 등을 지역축제와 연계하면 군민 참여를 이끌면서 숨어 있는 울진 음식도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평범한 집밥이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한 음식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음식을 하나씩 찾아내다 보면 울진을 대표하는 음식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광객에게 각인될 수 있는 '울진 음식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울진에는 대게와 붉은대게 등 풍부한 수산물이 있고 산에는 다양한 산채가 있다. 여기에 고로쇠 수액을 활용한 간장·된장·고추장과 돌배·오미자청 등 산촌의 맛을 결합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18년 전 '울진의 향토음식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한 김 대표의 음식 공부는 이제 울진의 산과 바다, 전통음식과 관광을 연결하는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들이 울진에 왔을 때 '여기서는 이 음식을 꼭 먹어봐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대표음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울진에서 난 재료로 울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음식을 관광객과 함께 만들어 먹으며 울진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울진의 산과 바다에는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맛과 이야기가 숨어 있다.


김은숙 대표의 작은 도전이 지역의 식재료와 전통을 살려 '울진만의 맛'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노력이 언젠가 관광객들이 울진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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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래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지역의 미래를 기록하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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