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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터뷰]“옥성초 야호!”…배유미 구미 옥성초 교장 “우리 선생님들이 주인공입니다”

2026-10-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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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부모가 같은 곳 바라보는 작은 학교…“결국 학교는 사람입니다”

구미 옥성초 배유미 교장. 박용기 기자

구미 옥성초 배유미 교장. 박용기 기자

"구미 옥성초 야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이 회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손가락으로 저마다 '옥성초 야호'를 만들자 웃음이 터졌다. 배유미 교장도 그 틈에 섞였다. 사진 한 장을 찍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 학교의 분위기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했다. 교장과 교사 사이의 격식보다 서로를 향한 웃음이 먼저인 학교였다.


이 학교를 다시 찾게 된 것은 지난달 17일 열린 조금 특별한 운동회 때문이었다. 이날 <사>인류무형문화유산씨름진흥원이 마련한 운동회를 취재하기 위해 옥성초를 찾았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뿐 아니라 씨름선수와 경찰관 등이 한데 어울렸다. 운동회도 인상적이었지만 아이들에게 운동회를 '9월의 크리스마스'처럼 만들어 주고 싶었다는 배유미 교장의 말과 아이들을 바라보는 모습에서 이 작은 학교가 궁금해졌다.


지난달 28일 다시 옥성초를 방문해 이야기를 시작하자 예상과 조금 다른 일이 벌어졌다. 배 교장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물었는데 자꾸 다른 선생님 이야기가 돌아왔다.


"우리 선생님들이 정말 특별해요." 반복되는 배 교장의 말은 의례적인 칭찬이 아니었다.


옥성초는 1924년 옥성공립보통학교로 문을 열었다. 100년 넘게 지역 아이들의 배움터 역할을 해온 학교다.


구미 옥성초 선생님들이 교무실 회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옥성초 야호를 외치며 손동작을 만들고 있다. 박용기 기자

구미 옥성초 선생님들이 교무실 회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옥성초 야호'를 외치며 손동작을 만들고 있다. 박용기 기자

배 교장은 올해 3월 옥성초에 부임했다. 교사와 교육전문직, 교감 등을 거쳐 처음 교장이 됐지만 이처럼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학생 수가 워낙 적다 보니 주변에서는 학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 와서 배 교장이 가장 먼저 눈여겨본 것은 학생 수가 아니었다. 선생님들이었다.


체험학습을 따라가 보니 교사들이 아이들을 인솔해놓고 지켜보는 데 머물지 않았다. 아이들과 손을 잡고 함께 놀이기구를 탔고 하루 종일 아이들 속에서 움직였다.


배 교장은 "선생님들이 삼촌처럼, 아빠처럼 아이들과 같이 있는 거예요. 한두 분이 아니라 모두 그래요. '이런 선생님들이 아직 있구나' 싶었어요"라고 했다.


이 중 배 교장이 가장 먼저 이름을 꺼낸 사람은 신현제 교무부장이었다. 교감이 없는 작은 학교에서 신 교무부장은 교육활동을 기획하고 예산을 챙기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과 움직인다. 체험학습도 기획부터 예산 집행, 학생 지도까지 맡는다. 배 교장에 따르면 학부모와 함께하는 캠핑 프로그램에서는 휴일에도 현장을 찾아 장작불을 피워주며 아이들과 부모를 도왔다.


배 교장은 "시키지 않고 자기가 먼저 다 한다. 그러니 다른 선생님들도 감동을 받는다"며 "'저렇게 애쓰시는데 우리도 도와야지' 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신 교무부장이 생각하는 작은 학교의 장점은 '자율성'이었다. 그는 옥성초를 '아름다운 교육공동체'라고 표현했다.


신 교무부장은 "학교가 미리 만들어 놓은 틀에 학생과 교사를 맞추기보다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직접 교육활동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며 "교사들이 무엇인가 해보고 싶다고 하면 배 교장이 길을 열어주고, 교사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예산과 시설 문제를 뒤에서 책임져준다"고 했다.


배 교장의 또 다른 자랑은 5학년 담임 김상욱 교사였다.


교직 경력이 길지 않은 젊은 교사지만 학급 활동을 교사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매달 아이들과 의논해 함께할 활동을 정하고 일과가 끝난 뒤에도 상담과 조언을 이어간다. 학부모와의 소통도 적극적이다. 학급에서 이뤄진 교육활동을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꾸준히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알 수 있다.


배 교장은 "너무 투명하게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며 "퇴근 시간이 따로 없는 사람처럼 계속 아이들을 상담하고 도와준다. 하루 종일 아이들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구미 옥성초 김상욱(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5학년 담임선생님과 배유미 교장, 신현제 교무부장, 김성환 연구부장. 박용기 기자

구미 옥성초 김상욱(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5학년 담임선생님과 배유미 교장, 신현제 교무부장, 김성환 연구부장. 박용기 기자

그러자 김 교사는 "교사와 학부모가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이 옥성초의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님들은 교사를 믿어주고, 교사들은 그 신뢰를 깨고 싶지 않아 더 노력하고 열정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학교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느껴야 하는 것처럼 교사도 자신이 일하는 학교를 그렇게 느껴야 한다"며 "제가 출근하는 길이 고되고 가기 싫다면 결국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다. 교장선생님께서 믿을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주셔서 저도 출근길이 기다려지고 힘들지 않다"고 설명했다.


옥성초의 교육은 교실 밖으로도 뻗어나간다.


아이들은 텃밭에서 작물을 키우고 직접 장에 나가 판매한다. 야구장을 찾고 여름에는 서핑도 배웠다. 교과 내용과 맞으면 아이들과 의논해 현장으로 나가 수업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특성화 교육은 승마다. 옥성초는 승마 특성화 학교로 전교생이 승마를 경험한다. 저학년은 체험 중심으로 시작하고, 경험이 쌓인 고학년은 말을 타고 야외로 나가기도 한다. 유소년 승마단도 운영한다.


작은 규모 자체가 교육의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한 반에 학생이 몇 명 되지 않으니 교사가 아이 한 명 한 명의 학습 수준과 성향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더 많은 시간을 줄 수도 있다.


배 교장에게 옥성초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묻자 "올해 입학한 여섯 아이가 6학년까지 행복하게 졸업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100년을 넘긴 학교에서 앞으로의 5년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작은 학교가 처한 현실이다. 그래서 배 교장에게 '학교를 이어간다'는 말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지금 1학년 교실에 앉아 있는 여섯 아이가 중간에 학교의 존속을 걱정하지 않고 자신이 입학한 학교에서 졸업장을 받게 하는 일이다.


그는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을 이해해주는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학교가 작든 크든 평화로운 학교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학교에는 그런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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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경북부에서 구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용기 있게 묻고, 진실하게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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