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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칼럼] TK패싱, 올해의 4자성어 될라

2026-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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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호남 반도체 재촉
국방부 TK신공항 사업 거부
경북대, 서울대 만들기 탈락
잽처럼 만성화된 TK패싱
‘불의의 사고’ 치장 두려워

박재일 논설실장

박재일 논설실장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 군공항 이전을 앞당기라고 또 지시했다. 종전 제시한 2028년 시한보다 빨라야 한다고 독촉했다. 철거될 공항 활주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 팹을 조기에 완공하라는 정책 지시다. 2028년은 총선이 있는 해이다. 앞서 반도체 800조 투자는 민주당 전당대회용이란 비교적 근거 있는 지적을 동반했다.


광주의 전투비행단 일부는 예천으로 옮긴다고 한다. 비행단이 온다는 소식에 예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참 묘하다. 예천 비행장은 한때 대구 K2공군부대 이전을 검토하던 곳이다. K2를 들어내고 대구국제공항을 민간전용으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이게 K2와 민간공항 통합 이전으로 전환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지난 6월 소위 3대 메가프로젝트 호남 반도체 투자 발표는 TK(대구경북)로서는 충격적이었다. 800조원이란 투자금액부터 전대미문이었다. 그것도 공군 기지를 일거에 쓸어내는 작업이다. 오죽했으면 미국도 놀랐겠는가. 3천500억 달러 투자를 재촉하던 미국이 닦달하는 모양새로 태세 전환했다.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난 충격을 넘어 섭섭함에 휩싸였다. 일전의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수도권 반도체 기지가 공간 확보를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다면 1순위는 경북 구미 일원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최근 광주에서 만난 한 언론인도 '반도체 공장이 TK와 나란히 배치됐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물론 이 모든 사안은 정권이 바뀐다면 후일 베일이 벗겨질 것이다. 아무튼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그룹 차원의 AI, 로봇 투자는 구미사업장에 집중하겠다"고 한 말은 조금 위로가 됐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매력적인 정책으로 보인다. 서울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심리, 서울 유수 대학들의 급성장과 지독한 중앙집중 습성은 지방대의 후퇴를 가속시켜왔다. 그걸 깨부수자는 이재명 정부 대학정책 프로젝트가 서울대 만들기다. 일단 3개 지방국립대를 선정해 출발키로 한 모양인데, 발표를 보니 소문대로 부산대-전남대-충남대가 선정됐다. 경북대는 탈락이다. 난 경북대 내부의 안이한 인식에는 늘 불만이었지만, 그래도 경북대는 서울 밖에서는 여전히 1등 국립대라 믿고 있었다.


질병에는 급성(acute)과 만성(chronic)이 있다. 급성은 갑작스레 발병하는 것이지만 즉각 대처하면 낫기 쉽다. 만성은 그렇지 않다. 그냥 병을 안고 살아야 한다. 권투에서 카운터 블로는 상대를 KO시키는 강력한 펀치다. 반면 잽(jab)은 가볍게 날아오지만 누적되면 견디기 어렵다. 이재명 정권 들어 'TK 패싱'이란 말이 떠돈다. 마치 만성화된 권투의 잽처럼. TK신공항만 해도 지난 정권때 뭐했냐며 꿈쩍도 않는다. 국방부는 국가사업 전환을 거부했다. 반면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정부는 20조원 지원 법제화를 추진중이다.


물론 로봇 사업 특구처럼 약간의 선물이 있다. 다만 이런 프로젝트의 예산 단위는 고작 수십억, 몇백억이고 다른 지역에도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들이다. 더 심각한 지점은 패싱이 만연해도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나 지도층의 반응이다. 거의 자포자기, 권투의 그로기를 연상케 한다.


한 해를 마감하면 늘 등장하는 뉴스 코너가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다. 난 TK에만 국한해 2026 사자성어를 고르라면 미리 'TK패싱'을 꼽겠다. 물론 어법상 사자성어는 아니다. 최근 만난 민주당계 인사는 'TK패싱, 그만 써라'고 반농담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현실인걸. 지역감정을 부추기자는 게 아니다. 한 나라의 국정운영을 이렇게 하면 안 되기에 그렇다. 완연히 기울어진 정책마저 행여 '불의의 사고'로 치장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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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30년 현장 경험을 자양분 삼아 사설과 칼럼을 집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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