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평균 545만원·울산 814만원…노조 "성과에 맞는 보상" 요구
-회사 "울산 생산분 판매 성과도 한국법인에 반영…단순 비교 어려워"
-직장폐쇄 철회에도 협상 계속…목표 설정·성과 배분 공정성이 핵심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 직원들이 총파업에 나서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기웅기자
8월말 시작된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 파업이 9월 직장폐쇄로 이어진 후 이달 직장폐쇄가 철회됐지만, 성과급 등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은 풀리지 않고 있다. 영주와 울산의 영업이익·성과급 격차에서 시작된 갈등은 글로벌 기업의 복잡한 생산·판매 구조 속에서 현장 노동자의 기여를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할 것인지로 이어지고 있다.
705명의 노동자가 있는 영주공장에 대해 노벨리스코리아는 10월 1일 오후 10시 부분 직장폐쇄를 철회했다. 회사는 설비와 품질, 인력 운영 상태를 점검하며 사업장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결정은 특정 교섭안을 받아들인 결과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직장폐쇄는 해제됐지만 임금·단체협약 협상은 계속된다.
갈등을 보여주는 숫자는 '2천604억원'과 '15억원'이다. 노조가 제시한 FY2026, 즉 2026회계연도 비교 자료에서 영주 쪽 영업이익은 2천604억원, 울산알루미늄은 15억원이다. 반면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영주 약 545만원, 울산 약 814만원으로 제시됐다. 이익이 훨씬 많이 난 것으로 보이는 영주에서 성과급은 약 269만원 적었다는 것이 노조가 제기한 문제다.
숫자만 보면 영주 노동자들의 불만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생산 실적을 높이고 큰 이익을 냈는데, 왜 다른 사업장보다 성과급을 적게 받느냐는 것이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과 목표 설정 방식을 바꾸고, 영업이익에 걸맞은 재원을 반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비교에는 먼저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2천604억원이 영주공장에서만 독립적으로 벌어들인 이익인지다.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과 UAL 설명 자료'는 2천604억원을 '노벨리스코리아'의 FY26 영업이익으로 제시한다. 울산알루미늄의 15억원과 비교하면서도, 노벨리스코리아 이익에는 두 공장의 생산·판매 활동이 함께 기여한 결과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영주공장의 생산 현장에서 발생한 이익과 한국법인 장부에 기록된 이익을 같은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영업이익은 물건을 팔아 번 매출에서 생산비와 판매·관리비 등을 뺀 금액이다. 그런데 같은 기업군 안에서도 누가 제품을 만들고, 누가 고객에게 판매하느냐에 따라 이익이 기록되는 회사가 달라질 수 있다. 공장이 있는 곳과 판매이익이 잡히는 곳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울산알루미늄은 이 차이를 이해하는 열쇠다. 노벨리스와 일본 고베제강은 2017년 울산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합작사업을 추진하면서 원자재 공급과 영업은 각 사가 따로 맡는 구조를 제시했다. 제품을 함께 만드는 공장은 두되, 재료를 공급하고 고객에게 파는 일은 각각 맡도록 한 것이다.
현재 교섭 설명 자료에서 노벨리스코리아는 울산알루미늄이 일종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원가에 일정한 마진을 반영받는다고 설명한다. 노벨리스코리아가 판매하는 울산 생산분은 한국법인 명의로 거래되므로, 그 판매 성과가 한국법인의 손익에도 반영된다는 것이다. 울산알루미늄에는 고베제강과의 사업 관계도 있는 만큼, 울산에서 만든 모든 제품의 판매이익이 노벨리스코리아에 잡힌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빵을 만드는 작업장과 빵을 파는 가게로 생각하면 쉽다. 작업장은 가게의 주문을 받아 빵을 만들고, 만드는 데 든 비용에 약속한 몫을 더해 받는다. 가게는 그 빵을 손님에게 팔고 판매 과정에서 남는 이익을 장부에 적는다.
작업장 장부에 남은 이익이 작고 가게 장부에 남은 이익이 크더라도, 가게 직원들만 그 이익을 모두 만들어냈다고 할 수는 없다. 빵을 만든 사람과 판매한 사람이 함께 기여했기 때문이다. 실제 금액이나 계약을 재현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설명하는 생산·판매 분업은 이런 원리다.
이에 따라 2천604억원과 15억원을 그대로 나눠 두 공장 노동자의 기여도가 170배 넘게 차이 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이 회계구조만 설명한다고 영주 노동자들이 제기한 보상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두 숫자의 직접 비교가 적절한지와 성과급 기준이 공정한지는 구분해 따져야 할 문제다.
두 공장이 만드는 제품과 생산 방식도 다르다. 회사에 따르면 영주는 음료 캔용 알루미늄 소재를 중심으로 적은 종류의 제품을 대량 생산한다. 울산은 캔용 소재뿐 아니라 자동차용과 여러 특수 용도의 소재를 함께 만든다. 주로 다루는 합금 종류도 영주는 2종에 집중된 반면 울산은 40~50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합금은 제품에 필요한 강도나 가공 성질을 얻기 위해 알루미늄에 다른 금속을 섞은 것을 말한다.
같은 빵을 계속 굽는 작업장과 주문에 따라 재료와 모양이 다른 빵을 번갈아 만드는 작업장의 차이와 비슷하다. 같은 제품을 계속 만들면 설비를 멈추고 바꿀 일이 적어 생산량을 늘리기 쉽다. 여러 제품을 번갈아 만들면 틀을 교체하고 설비를 청소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회사도 영주의 생산량과 생산성이 더 높다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울산의 제품 교체와 공정 정비 부담을 고려하면 생산량만으로 노동자의 노력이나 기여를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주는 캔 소재의 대량생산으로 현재 수익을 내고, 울산은 다양한 제품과 신제품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사업장별 역할 설명으로, 노동강도의 우열까지 별도 검증한 결과는 아니다.
노조의 요구는 이 같은 사업구조 설명을 넘어선다. 지난 9월 1일 제10차 교섭 결과를 알린 노조 공고에는 울산알루미늄과의 차별성, 영업이익의 10%에 준하는 재원을 반영한 성과급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또 성과 목표치를 일정 기간 고정하고 목표별 지급률을 높이는 방안도 요구했다. 울산과 차별화된 제도를 마련하기 어렵다면 과거 성과급 차액을 보전하라는 요구도 제시했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에 연동하는 성과급 기준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하는 방안 역시 쟁점이다.
핵심은 노동자가 노력의 결과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느냐다. 생산량을 늘렸더라도 다음 해 목표가 더 높아지면 성과급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수 있다. 시험에서 지난번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상을 받는 기준도 함께 올라간 상황과 비슷하다. 목표가 왜 바뀌었는지, 설비투자 효과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두 공장의 목표 난도가 합리적인지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회사는 목표를 고정하기 어렵다고 맞선다. 시장 상황과 설비투자, 생산성 변화에 맞춰 목표를 조정해야 하며, 경기가 나빠지거나 새 설비를 안정시키는 기간에는 오히려 목표 조정이 직원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성과급 차액 보전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사업장의 목표와 달성 수준으로 계산한 결과를 일률적으로 맞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제안한 개선안은 성과급을 결정하는 평가 항목의 비중을 바꾸는 방식이다. 재무지표 비중을 40%에서 70%로 높이고, 공장 생산지표는 50%에서 20%로 낮춘다. 안전지표는 10%로 유지한다. 최대 지급 가능 수준은 상여금 기준 400%에서 600%로 확대한다.
재무지표에는 노벨리스아시아의 '조정 EBITDA'를 활용한다. EBITDA는 이자·법인세·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이다. 감가상각비는 오래 쓰는 기계의 구입비를 여러 해에 나눠 비용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회사는 이런 항목과 일부 조정 요인을 구분해 사업 성과를 평가하겠다는 취지로 해당 지표를 사용한다.
이를 현금 보유액이나 직원에게 곧바로 나눠줄 수 있는 돈과 같은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조정 EBITDA는 회사가 정한 조정 항목이 반영된 성과지표다. 어떤 항목을 더하고 빼는지에 따라 값이 달라지므로, 공정성을 판단하려면 계산 방식과 목표 설정 근거를 함께 봐야 한다.
아시아 전체의 재무성과 비중을 높이는 방안에는 두 측면이 있다. 회사 설명대로 사업장마다 다른 생산 구조에서 생기는 성과급 편차를 줄일 수 있다. 동시에 영주 현장의 노력 외에 다른 아시아 사업장의 실적도 영주 노동자의 보상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공통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 형평성을 높이는지, 개별 현장의 기여를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게 만드는지는 실제 산정 결과로 확인해야 한다.
회사는 현재 사업계획과 전망을 적용하면 FY27 성과급 지급률이 400%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실제 지급 수준은 연간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고 명시했다. 협상 과정의 예상치와 확정된 지급액을 구분해야 하는 대목이다.
남은 쟁점은 숫자를 같은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다. 회사의 통합 사업구조 설명을 검증하려면 한국법인 영업이익에 영주 생산분과 울산 생산분의 판매 성과가 어떻게 반영됐는지, 노조가 제기한 성과급 격차를 판단하려면 두 사업장의 연도별 목표, 실제 달성률, 지급률, 지급 기준액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 평균 수령액 차이만으로는 격차가 생긴 원인을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직장폐쇄 철회로 노사는 사업장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협상을 이어갈 여건을 마련했다. 다만 공장 출입 제한을 푸는 일과 성과 배분의 기준에 합의하는 일은 별개다. 앞으로의 교섭에서는 글로벌 분업으로 함께 만든 이익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현장 노동자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보상할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김경훈 노벨리스코리아 인사노무팀장은 "영주 직원들의 노력과 성과가 합리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성과급 산정 기준과 개선안을 충분히 설명하고 노조와 협의하겠다"며 "직장폐쇄 철회 이후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장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남아 있는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도 접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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