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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인터뷰] 경북 유일 유도 심판배심원 전광수, 오심 없는 매트 지킨다

2026-10-1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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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포항시청 감독 출신…“학교체육 무너진 게 한국 유도 부진 근본 원인”

지난 6일 포항시 남구 포항시유도회 사무실에서 만난 경북 유일의 유도 심판배심원인 전광수 전 포항시청 실업팀 감독. 김기태기자

지난 6일 포항시 남구 포항시유도회 사무실에서 만난 경북 유일의 유도 심판배심원인 전광수 전 포항시청 실업팀 감독. 김기태기자

유도 경기에서 심판이 한판을 선언해도 끝이 아닐 때가 있다. 경기장 한편에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또 다른 심판이 판정을 다시 확인한다. 심판의 판단을 다시 판단하는 자리, 배심원(슈퍼바이저)이다.


이 자리에 경북에서 유일하게 오른 인물이 전광수 대한유도회 심판배심원이다. 경상북도유도회 심판위원장과 포항시유도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고, 포항시청 유도팀 감독을 지냈다.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계체 탈락 논란까지 겹치며 유도계 안팎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따갑다. 현장을 안팎으로 아는 그를 만나 한국 유도의 현실과 포항 체육의 과제를 들었다.


◆오심 막는 최후의 눈


배심원은 국제심판 자격을 갖춘 사람 가운데 경력과 연륜을 보고 대한유도회가 위촉한다. 대한유도회 소속 배심원은 21명 뿐이다. 위원장·부위원장·간사를 빼면 전국에서 18명 안팎이 현장에서 뛴다. 전 배심원은 "시도 가운데는 배심원이 한 명도 없는 곳도 있다"고 했다. 경북에 등재된 국제심판은 6명이지만 실제 활동하는 사람은 전 배심원과 청소년 대표팀 감독인 김대봉 심판 두 명뿐이라고 한다.


그는 지난해 배심원에 위촉됐다. "심판은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까지 잡아줘야 하니 눈을 뗄 수가 없다"고 했다. 모니터를 종일 들여다보며 느린 화면을 돌려 보는 일이어서 집중력과 판단력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 한 명의 판정을 잘못 지적하면 그 선수의 선수 생활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부담도 크다고 했다. 그는 "오심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배심원의 가장 큰 역할"이라며, 배심 제도가 도입된 뒤 오심 논란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배심원은 정년이 만 62세로 심판(만 60세)보다 2년 길다. 국제대회 파견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에는 태국 방콕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파견됐다. 그는 현지 팀 미팅에서 심판위원회 방침을 한국 선수단에 전달해 선수들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돕는 역할도 맡았다.


심판배심원은 심판의 판단을 다시 판단하는 자리다. 전광수 전 감독은 경북 유일의 유도 심판배심원으로 경상북도유도회 심판위원장과 포항시유도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진은 전광수 심판배심원의 활동 모습. 본인 제공.

심판배심원은 심판의 판단을 다시 판단하는 자리다. 전광수 전 감독은 경북 유일의 유도 심판배심원으로 경상북도유도회 심판위원장과 포항시유도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다. 사진은 전광수 심판배심원의 활동 모습. 본인 제공.

◆수영 소년에서 유도인


전 배심원은 포항 출신으로 동지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유도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4년간 전문 수영 선수로 뛰었고 체육중학교 진학까지 생각했지만, 수영을 했던 형의 만류로 유도로 방향을 틀었다.


동지중·동지고·용인대를 거쳐 포항시청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고, 코치 생활을 하면서 "심판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판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국제심판의 문을 두드렸다. 국제심판 자격은 선정과 취득 과정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 1급 심판 800여 명 가운데 우수한 성적을 보유한 심판 중 해마다 단 2명만 선정해 응시 자격을 준다. 그는 이 좁은 문을 통과해 국제심판 자격을 따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국제심판 가운데서도 경력과 연륜을 갖춘 사람만 위촉받는 배심원에 다시 도전했고, 지난해 마침내 그 자리에 올랐다. 그는 "더 올라갈 데가 없는 자리라 책임감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경북에서 혼자인 만큼 책임도 넓다. 포항뿐 아니라 경북 전체 선수들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신경 쓴다. 경상북도유도회 심판위원장으로서 해마다 봄과 여름 두 차례 심판 강습회를 열어 바뀐 규정을 교육한다. 지도자들의 판정 문의에도 일일이 설명해 준다.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포항시청 실업팀 출신 성경배 심판이 올해 전국대회 심판 활동을 시작했고, 성문기 심판은 국제심판을 준비 중이다. 그는 "경북에 국제심판이 너무 적다. 분위기를 잡아 배출이 더 늘어야 한다"고 했다.


◆김잔디 은메달의 기억


전 배심원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남짓 포항시청 유도팀을 이끌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18년 튀르키예 안탈리아 그랑프리에서 김잔디 선수가 은메달을 딴 장면을 꼽았다. 부상과 좌절감에 빠져 있던 선수를 영입해 마음과 몸을 함께 끌어올렸고, 아시안게임 출전 포인트가 걸린 대회에서 결과를 냈다. 다른 팀이 훨씬 높은 금액을 제시했는데도 선수가 의리를 지켜 포항을 택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포항시청에서 한 번도 국가대표를 못 해본 선수들을 대표로 키워낸 일, 청각장애 선수를 포항에 처음 데려와 국제무대 금메달까지 이끈 일도 보람으로 꼽았다. 올림픽 무대에 선 제자도 여럿이다. 그는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똑같은 선수"라며 "제자 복이 많았고 후회는 없다"고 했다.


지난 6일 포항시 남구 포항시유도회 사무실에서 만난 경북 유일의 유도 심판배심원인 전광수 전 포항시청 실업팀 감독은 학교체육의 현실을 짚으며,  대한체육회와 교육부가 대안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태기자

지난 6일 포항시 남구 포항시유도회 사무실에서 만난 경북 유일의 유도 심판배심원인 전광수 전 포항시청 실업팀 감독은 학교체육의 현실을 짚으며, 대한체육회와 교육부가 대안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태기자

◆무너진 학교체육 지적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 배심원은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 안타깝다"면서도 개별 판정이나 사건에 대한 평가는 아꼈다. 그는 국제심판으로서 규정에 따른 판정은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계체 탈락 논란은 대한유도회가 조사 중이어서 언급을 삼갔다. 그러면서 훈련 방법론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학교체육의 붕괴를 지목했다. 전 배심원은 "이번 결과는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구조가 맞지 않다는 신호"라며 "초·중·고 학교체육이 무너졌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학업 성적 기준 때문에 운동부 학생이 대회에 못 나가기도 하고, 정규 수업이 끝난 뒤에야 훈련하다 보니 훈련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시합을 앞두고 수업을 빼주고 오전 훈련을 보장해줬지만 지금은 어렵다고 했다. 선수층이 얇아져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그는 "이 문제는 대한체육회가 교육부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도가 금메달을 많이 따 국민에게 사랑받아야 전국 도장과 생활체육도 함께 살아난다고 했다.


◆굵직한 전국대회 유치


포항 체육을 위한 제안도 내놨다. 그는 "체육도 문화"라며 포항시가 전국 단위 대회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했다. 대회가 열리면 선수와 가족, 관계자가 며칠씩 머물며 숙박·식당·관광 소비가 이어지는데, 충남 보령, 전남 순천, 강원 철원·양구, 경기 양평 등이 이렇게 대회를 유치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포항은 모텔과 숙박업소가 넉넉하고 먹거리도 좋은데 지역에서 느낄 만한 행사가 적다"고 했다. 지역 기업의 협조를 얻어 '포항 철강배' 유도·태권도 대회 같은 굵직한 대회를 만들고, 종목별 협회와 시가 직접 미팅을 하자는 아이디어도 냈다. 상설 대회에 약 4천~5천만 원을 투입하면 선수 1천여 명이 2주가량 머무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대회 일정을 하루 이틀 여유 있게 잡아 지역 관광을 연계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포항 유도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올림픽 금메달과 동메달,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를 낸 도시인데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선수들이 꾸준히 이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약해진 점도 아쉬워했다. 그는 "임기가 남은 동안 포항 유도가 다시 일어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그의 마지막 목표는 "배심원으로서 무탈하게 마무리하며 포항과 경북 유도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다. 후배 체육인들에게는 "예의를 갖추고 묵묵히 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이어 "지역과 종목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답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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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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