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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결정이 생활의 변화로…‘주민자치회’ 출범, 대구는 ‘3곳’ 정식 운영

2026-10-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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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50개 읍·면·동 중 운영은 3곳뿐
주민 참여 확대·현장 안착 과제로

지난달 1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6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대명6동 주민자치회 정례회가 열리고 있다. 남구 대명6동 제공

지난달 1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6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대명6동 주민자치회 정례회가 열리고 있다. 남구 대명6동 제공

동네 주민들이 직접 행정 사무와 예산 제안 등 자치계획을 수립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주민자치회'가 지난 15일 공식적으로 첫발을 뗐다. 13년간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주민자치회가 마침내 법률에 근거한 정식 주민자치기구로 새 출발한 것. 주민들이 동네 현안을 직접 논의하고 해결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현재 대구에선 전체 150개 읍·면·동 중 3곳에서만 주민자치회를 운영하고 있다. 제도 활성화와 주민 참여 확대책 마련이 과제다.


◆주민이 직접 의제 발굴해 필요 사업 추진


최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시범 운영돼 온 주민자치회가 올해 4월 14일 공포된 지방자치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정식 주민자치기구로 출범했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이 지역 현안과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지자체장이 해당 읍·면·동 관련 주요 시책과 예산 사업의 정보를 주민자치회에 미리 제공하면 주민들이 이를 토대로 정책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주민자치회는 매년 1회 이상 주민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에서 자치계획의 주요 사업 결정, 연계 법인 운영, 운영세칙 제·개정 등을 처리한다. 주민자치회 위원은 공모와 추천을 통해 시·군·구 단체장이 위촉한다.


19일 대구시에 확인 결과, 현재 지역에선 남구 대명6동·봉덕2동과 달서구 본동 3곳에서 주민자치회를 운영 중이다. 이 중 대명6동 주민자치회는 최근 '명랑한마음운동회'를 주도적으로 기획·운영해 주민참여예산 1천만원을 확보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주민자치회 정례회의에선 '1인 가구 돕기 반찬 만들기 사업'이 논의된다. 주민자치회 위원과 홀로 사는 주민이 함께 반찬을 만들어 이웃에게 나누는 사업이다.


대명6동 행정복지센터 한 직원은 "주민자치회가 의제를 발굴해 사업을 결정하고, 주민참여예산을 받아 계획부터 집행·정산까지 맡는다"며 "공무원은 행정 절차와 예산 사용을 안내하는 등 지원 역할을 한다"고 했다. 대명6동 변생효 주민자치회장은 "동네에 필요한 사업을 주민들이 함께 논의해 추진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직접 의제를 발굴하고 이웃을 꾸준히 만나기 때문에 행정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엔 아직 3곳에서만 운영…갈 길은 멀어


현재 전국 곳곳에서 주민자치회가 속속 출범하고 있지만, 대구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시범운영 때부터 타 지역에 비해 주민자치회 활동이 저조해서다. 시범 사업 때는 6곳이 참여했지만 현재는 공식 출범한 곳은 3곳뿐이다. 활동 반경이 제약적이라 제도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 행안부가 공개한 주민자치회 시범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3천551개 읍·면·동 중 1천463곳에서 주민자치회가 시범 운영됐다. 당시 대구에선 남구(대명6동·봉덕2동)·달서구(본동)·동구(신암4동)·서구(비산2·3동)·수성구(고산2동)에서 주민자치회가 시범운영됐다. 이는 17개 시·도 중 가장 적다. 한 자릿수에 그친 곳은 전국에서 대구(6곳)와 제주(8곳)뿐이었다. 운영 지역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318곳), 경남(240곳), 서울(216곳) 순이었다. 가뜩이나 시범운영이 적었던 대구는 공식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동구(신암4동)·서구(비산2·3동)·수성구(고산2동)가 운영을 포기해 아쉬움을 남겼다.


시민사회에선 대구의 보수적인 지역 분위기와 기존 주민자치위원회 중심의 관행 탓에 주민자치회 확산이 더딘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은재식 사무처장은 "주민자치회는 위원 임기와 주민총회 등 지켜야 할 규정이 많고, 주민 요구를 수렴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며 "기존 자치기구 중에 주민자치위원회가 있는데, 굳이 주민자치회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 또 보수적인 도시 성향상 새로운 시도를 다소 꺼리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이어 "주민자치회가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쌓아가며 성숙해지는 것이 제도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주민자치회 정착을 위한 각종 지원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황진희 자치지원팀장은 "구·군 담당자들과 최근 두 차례 회의를 열어 필요한 지원을 논의했다. 아직 정착 초기 단계인 만큼 우선 주민자치회를 알리는 데 힘쓸 예정"이라며 "올해 말 대구형 자치 모델 연구용역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내년 주민자치 인식 개선과 위원 역량 강화 교육, 주민총회·마을계획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민자치회의 안착을 위해선 주민 참여를 넓힐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여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최인수 선임연구위원은 "주민자치회의 정보 공개와 주민 소통이 여전히 오프라인에 의존하고 있다. 온라인 의견 수렴과 비대면 토론, 사업 결과 공유를 위해선 디지털 플랫폼을 마련해 주민 참여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제도의 성공은 법률이나 조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내실 있는 주민총회 운영과 자치계획 수립, 안정적인 행·재정 지원 등이 있어야 진정한 주민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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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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