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교 대경미래혁신포럼 대표·대구대 전 총장직무대행
최근 대구·경북이 로봇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으며, 2032년까지 5조3천839억원이 투자된다. 대구의 완제품·AI 소프트웨어, 구미의 부품 양산, 포항의 R&D·철강·소재 기반을 잇는 생태계는 지역 산업의 판을 바꿀 기회다. AI·로봇이 결합하는 '물리적 AI(Physical AI)' 시대의 신성장축을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특화단지 지정은 출발점이다. 기업이 개발·실증·생산·수출할 생태계를 만드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
로보틱스는 AI·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이 융합된 물리적 AI로 진화하고 있다. AI가 손과 발을 얻는 시대에 인구 감소와 구인난을 겪는 대구·경북 제조업에 로봇은 생존의 수단이다. 관건은 기술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은 특화단지를 산업망으로 작동시키는 데 있다. 규제 완화와 투자에 나서고, 대구·구미·포항을 수요조사와 공급망 매칭으로 연결해야 한다. 제조기업의 로봇 도입도 '발굴→실증→구매'로 이어지게 하고, 구매·확산을 성과로 관리해야 한다.
기업의 책임은 기술을 매출과 생산성으로 바꾸는 것이다. 병목 공정부터 로봇을 도입하고 RaaS(Robot as a Service)로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 현장 데이터를 AI와 연결하는 AX로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로봇기업은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까지 책임지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연구소와 대학의 책임은 기술을 현장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국가로봇테스트필드 등의 실증 인프라를 지역 제조 현장과 연결해 기술 개발→실증→인증→사업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성과가 시제품에 머물지 않고 생산라인 적용과 인재 양성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EXCO의 책임은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것이다. 로봇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이어와 투자자를 연결해 계약과 수출로 이어지는 산업육성형 MICE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전시에서 발굴한 수요기업을 지역 기업과 실증 인프라에 연결할 때 EXCO는 공간사업자를 넘어 로봇산업 성장의 촉진자가 될 수 있다.
승부처는 특화단지가 아니라 그 안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기술이 사업화되며 시장이 열리는가에 있다. 특화단지의 성패는 지정서가 아니라 기업 성장과 일자리, 수출로 증명된다. 정부·지자체·기업·연구소·대학·EXCO가 각자의 책임을 실행으로 옮길 때 대구·경북의 로봇 특화단지는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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