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울릉도·독도아리랑 전국경창대회 한마음회관서 열려…전국 소리꾼 한자리
어르신부터 어린아이까지 구성진 가락에 박수…경연·학술대회·축제 이어져
BTS ‘아리랑’ 빌보드 31주 연속 진입…섬사람들의 삶과 애환 담긴 전통 민요도 주목
31일 울릉군 한마음회관 대공연장애서 열린 '제4회 울릉도·독도아리랑 전국경창대회 및 제5회 울릉도·독도아리랑 대축제'에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울릉도아리랑보존회 회원들이 구성진 아리랑 가락을 노래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가을의 마지막 날, 울릉도가 아리랑 가락에 물들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소리꾼이 구성진 가락을 뽑아내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은 손뼉으로 장단을 맞췄고, 어른을 따라온 어린아이들도 무대를 지켜봤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빌보드에서 인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동해의 작은 섬에서도 또 다른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지난달 31일 경북 울릉군 한마음회관 대공연장에서는 (사)울릉도아리랑보존회가 마련한 '제4회 울릉도·독도아리랑 전국경창대회 및 제5회 울릉도·독도아리랑 대축제'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소리꾼들은 긴 호흡으로 가락을 이어갔다.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힘차게 뽑아내는 노랫소리가 공연장을 채웠다. 참가자들이 한 소절씩 풀어낼 때마다 객석에서는 추임새가 흘러나왔다. 공연장 통로에서 흥을 돋우는 모습에 관객들도 손을 들어 화답했다.
객석에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했다. 익숙한 가락에 고개를 끄덕이는 어르신들 사이로 젊은 관객과 어린아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노랫가락을 따라 흥을 내는 어른들과 무대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아이들의 표정이 대조를 이뤘다.
31일 울릉군 한마음회관 대공연장애서 열린 '제4회 울릉도·독도아리랑 전국경창대회 및 제5회 울릉도·독도아리랑 대축제'에서 한 어린이가 공연을 즐기고 있다. 홍준기 기자
전국에서 참가한 소리꾼들은 명창부와 일반부로 나눠 기량을 겨뤘다. 긴장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도 노래가 시작되자 가락에 집중했다. 저마다 갈고닦은 소리를 선보이는 동안 객석에서는 박수와 응원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전국경창대회로 막을 올렸다. 오후 1시에는 울릉도아리랑의 역사와 전승 가치를 살펴보는 학술대회가 열렸고, 오후 3시부터는 아리랑 대축제가 이어졌다.
경연을 마친 참가자들은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과 꽃다발을 받았다. 수상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고 객석에서는 축하의 박수가 쏟아졌다. 대상 수상자의 앙코르 무대가 마련되면서 공연장 분위기는 다시 달아올랐다.
울릉도아리랑은 섬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전통 민요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울릉도에서 주민들은 고단한 생업을 이어가며 그리움과 희로애락을 노랫가락에 실어 전해왔다. 육지와의 왕래가 쉽지 않았던 시절에는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는 소리이기도 했다.
31일 울릉군 한마음회관 대공연장애서 열린 '제4회 울릉도·독도아리랑 전국경창대회 및 제5회 울릉도·독도아리랑 대축제'에서 관객들이 구성진 아리랑 가락에 맞춰 박수 치고 있다. 홍준기 기자
울릉도아리랑이 공연장을 채운 이날, 세계 음악시장에서도 '아리랑'이라는 이름이 주목받고 있었다.
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은 미국 빌보드가 지난 27일 발표한 10월 31일 자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46위를 기록했다. 지난 4월 4일 자 차트에서 1위로 진입한 뒤 31주 연속 순위권을 지켰다. 세계적인 K팝 그룹이 아리랑을 앨범 이름으로 내세운 가운데 울릉도에서는 섬 주민들이 지켜온 전통 가락을 전국의 소리꾼들이 함께 부른 것이다.
현대적인 대중음악과 울릉도 전통 민요는 음악적 형식과 표현 방식이 다르다. 그러나 같은 '아리랑'이라는 이름이 세계적인 음악 차트와 울릉도 공연장에서 나란히 주목받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황효숙 이사장이 이끄는 울릉도아리랑보존회는 지역 고유의 아리랑을 보존하고 알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네 번째를 맞은 전국경창대회와 다섯 번째 열린 아리랑 대축제 역시 울릉도·독도아리랑의 전승과 대중화를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의 소리꾼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어린 세대도 함께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울릉도아리랑에 담긴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살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가을의 마지막 날, 울릉도 한마음회관에서는 전국에서 찾아온 소리꾼들의 목소리와 주민들의 박수가 어우러진 가운데 울릉도·독도아리랑 경창대회와 축제가 펼쳐졌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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