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례 입찰 무산에 운영자 못 찾아
인테리어 선시공에 예산 낭비 우려도
구청 “카페 외 활용 방안도 검토 중”
대구 중구청이 27억을 투입해 2025년 11월 문을 연 예술체험공간 '아루스' 전경. 조윤화 기자
대구 중구 성내동에 27억원을 들여 조성한 예술체험공간 '아루스'가 개관한 지 1년이 다가오지만, 건물 1층 카페는 민간 운영자를 찾지 못한 채 기약 없이 방치되고 있다. 운영자 선정을 위한 입찰은 무려 9차례나 무산됐다. 현재 중구청은 공간 활용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29일 중구청에 따르면, 고(故) 이인성 화백의 작품을 활용한 전시·체험 공간인 '아루스'는 지난해 7월부터 약 5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11월26일 정식 개관했다. 사업비는 27억원(시비 15억·구비 12억)이 투입됐다.
문제는 1층 카페 공간이 개관한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공실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중구청은 카페 운영자 선정을 위해 총 9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당초 1·2차 입찰에서 연간 임대 예정가격을 4천173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3차 입찰 예정가격을 3천756만원, 4차에선 3천339만원까지 낮췄다. 5차 입찰에선 최초 예정가보다 30%나 낮은 2천921만원을 제시해 낙찰자가 나왔으나 최종 계약 단계에서 무산됐다. 이후 네 차례 추가 입찰을 진행했지만 응찰자는 없었다.
대구 중구 예술체험공간 '아루스' 1층 카페 내부. 소파와 테이블 등 가구와 인테리어가 갖춰져 있지만, 개관 이후 11개월째 운영자를 찾지 못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현재 아루스는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위탁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말까지 1년7개월에 불과하다. 카페 임대계약도 해당 위탁기간 내에서만 체결할 수 있다. 중구청은 민간사업자가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기엔 계약기간이 빠듯해 쉽사리 응찰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구청 관광과 측은 "민간사업자가 카페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홍보기간을 포함해 최소 2~3년은 확보돼야 한다"며 "5차 입찰 당시 낙찰자도 남은 계약기간이 짧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우려로 최종 계약 포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중구청은 내년 초 도심재생문화재단과 3년간의 재위탁 계약을 체결한 뒤 구체적인 공간 활용 방안을 다시 결정할 방침이다. 당초 구상했던 카페와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8월 아루스 바로 맞은편 건물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중구청은 이미 카페 공간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쳤다. 향후 입점 사업자가 자체 영업 방식에 맞춰 공간을 새롭게 꾸밀 경우,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 또는 교체해야 한다. 카페가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할 경우에도 인테리어 변경은 불가피하다. 이에 당초 시설 조성에 투입된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태훈 중구의회 부의장은 "위탁 운영할 계획이었다면 처음부터 입점 업체가 직접 인테리어를 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며 "미리 인테리어를 하면 입찰에 참여하려는 사업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향후 새로운 사업자 또는 사업을 위해 인테리어를 다시 하면, 기존 시설은 제대로 활용 한 번 못하고 철거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정명희 관광과장은 "관공서가 추진하는 사업은 민간의 이익을 빼앗는 게 목적이 아닌 만큼 당초 계획했던 카페 운영 여부를 두고도 고심하고 있다"며 "재위탁 기간을 3년으로 늘려도 민간사업자가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내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기간일 수 있어 고민이 깊다. 내년 상반기 안에는 운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