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군위·의성 이전지 정하고도 재원에 발목
광주, 정부 협의체 합의 이어 군시설 조기 이전 추진
대구 요청한 내년도 융자·금융비용은 미반영
대구국제공항 청사 전경. 2026년 동계 국제선 운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구공항의 국제선 정기 인가 노선은 지난해 16개에서 올해 14개로 줄었다. 반면 김해·청주공항은 각각 3개 노선이 늘었다. 영남일보 DB
같은 법을 토대로 출발한 군공항 이전 사업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는 이전 부지까지 먼저 정하고도 초기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착공조차 기약 없이 지지부진한 반면, 광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범정부 협의와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이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얼마나 오랜 기간 꼼꼼히 준비했느냐와는 별개로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지방 군공항 이전 사업의 성패가 갈리는 모양새다.
TK공항 조감도
TK 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과 광주 군공항은 모두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토대로 이전이 추진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새 군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면 기존 군공항 부지를 넘겨받아 개발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이전 부지 선정에서는 대구가 앞섰다. 대구 K-2 군공항은 2020년 군위군 소보면과 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 공동후보지를 이전 부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 참여와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반면 광주 군공항은 이전 부지 문제를 놓고 오랜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 타운홀미팅에서 정부 지원을 약속하자, 6개월 만에 3개 부처와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이 참여한 6자 협의체가 구성돼 군·민간공항의 무안 통합 이전에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대구와 광주 군공항 추진 관련 내용 비교 표. 제작=생성형AI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정부 구상은 이전 사업에 속도를 더했다. 정부는 지난 8월 군공항 부지 250만평을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했다고 밝히고, 군시설 이전과 임시 분산배치를 2028년 하반기까지 완료해 반도체산단 부지로 조기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회의에서도 광주 군공항의 임시 이전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재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시도민 펀드 조성 후 정부 지원 요구해야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면 TK공항은 장기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구시와 경북도가 TK공항을 빨리 추진하라는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해법을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의원은 "군공항 이전은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한계 때문에 부처 차원에서 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광주 군공항 사례처럼 정부 차원에서 정무적으로 풀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국가가 먼저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관철해 정부 재정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시도민 펀드를 조성해서라도 우리가 먼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