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주민단체 '성서마을넷'이 지난 10월24일 '탄소중립전환마을축제'를 개최했다. 이 축제는 재능나눔과 더불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행사로 꾸며졌다.
가을 축제로 계절의 문을 열던 대구 달서구 이곡동 골목이 올해도 주민들이 손수 일군 초록빛 실험으로 활기를 띠었다. 지난해 열린 재능 나눔 축제에 이어, 올해는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맞서 주민 스스로 팔을 걷어붙인 성서마을넷의 '탄소중립전환마을축제'가 지난달 24일 펼쳐졌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꾸려진 이번 축제의 중심에는 '마을화폐'가 있었다. 기본소득의 취지를 살려 축제장을 찾은 모든 주민에게 지급된 마을화폐는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섰다. 이웃 간에 서로 안부를 묻고 관계의 끈을 잇는 따스한 소통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기획을 이끈 주민 구한나 씨는 이번 축제가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일상의 연장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씨는 "골목에서 묵묵히 실천해 온 탄소 저감 활동을 먹거리와 놀이로 정겹게 풀어내는 장이 바로 이 축제"라고 설명했다.
공유부엌 '마을정지'로 새 단장한 우렁이밥상협동조합의 순대와 어묵, 사회적협동조합 행복림의 떡볶이, 사회적협동조합 힐링숲의 수제 쿠키는 군침을 돌게 했다. (사)식생활교육대구네트워크의 건강한 채소찜 시식과 솜씨협동조합의 천연 허브 비누 체험 부스 역시 오감을 자극했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놀이와 실천을 절묘하게 결합한 '초록 미션'이었다. 사회적협동조합 와룡 부스에서 '내가 도운 1시간, 내가 도움받을 1시간'을 약속하는 타임뱅크 설문조사(미션 1)를 마치고, 동네책방共共협동조합 부스에서 환경 그림책 읽기(미션 2)를 차례로 완수한 주민들에게는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가 주어졌다. 축제의 막바지에는 감미로운 통기타와 오케스트라 선율이 울려 퍼지며, 창밖의 빗소리와 이웃들의 웃음소리가 자연스러운 화음을 이뤄냈다.
인근에 성서소각장을 두고 살아가는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일궈낸 이번 축제는 '환경 돌아보기, 덜 쓰고 더 놀기, 누구나 환영하기'라는 소박한 다짐을 품은 채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챙겨 든 이웃들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중이다.
글·사진=강미영 시민기자 rockang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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