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전수조사…대구 전역 주야간 기준초과
수성구 시지동 밤이 더 시끄러워… 이륜차 굉음 민원
달구벌대로·월드컵로 심야 폭주족 극성
대구시 이륜차 단속 9개월간 8건 그쳐
대구 근교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강정고령보 디아크 광장 주변 주민들이 소음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디아크 광장 진입도로에 주민들이 직접 설치한 소음 자제 입간판 옆으로 관광객들이 오토바이와 전동스쿠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강정보 인근 주민은 "낮에는 참을만 하지만 심야시간대까지 이어지는 관광객과 폭주족 등의 소음 때문에 잠을 못자고 있다"며 "심야시간대에는 소음 단속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대구 도심 도로변의 교통소음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기준치를 사실상 상시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구에서 교통소음을 측정한 소음도 10건 중 9건은 기준치를 초과했다. 기준치 이상의 소음 데시벨은 주·야간 가릴 것 없이 나타났고, 이런 현상은 군위군을 제외한 조사대상 전체인 대구 8개 구군에서 모두 확인됐다.
◆신암동 평균 소음도 가장 높고 대명동은 기준 초과율 높아
영남일보가 대구 데이터허브에 공개된 대구 교통소음 측정값 19만2천512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대구의 교통소음이 주·야간 가릴 것 없이 모든 지역에서 기준치를 상시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기간은 2024년 1월부터 가장 최근 공개 자료인 2026년 9월까지다.
주요 도시 밤시간대 소음도 비교 <출처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통계연감>
도로변 주거지역의 소음환경기준은 주간(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65데시벨(dB), 야간(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은 55dB이다. 소음환경기준은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목표치다.
국토환경정보센터는 일반적으로 나누는 대화는 약 60dB, 전화벨과 시끄러운 사무실은 70dB, 지하철 안이나 시끄러운 공장 내에서는 80∼90dB이라고 안내했다. 60dB라도 장시간 노출되면 피로도가 높아져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dB는 소음이 10배 증가할 때마다 10dB씩 증가해, 30dB의 소음이 10배 증가하면 40dB이 된다.
주요 도시 낮시간대 소음도 비교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환경통계연감」>
군위군을 제외한 대구 8개 구군별 1곳에서 측정된 최근 3년여간의 소음도 측정값에서 기준초과 비율은 9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측정소가 마련된 곳은 동구 신암동·남구 대명동·북구 태전동·중구 동인동·서구 비산동·달서구 상인동·달성군 화원·수성구 시지동으로, 대구시가 소음과 관련해 진행한 용역 연구에서 구군별 소음 민원이 가장 많은 곳으로 확인된 대표 지역이다. 기준초과율은 측정값 전체 중 소음환경기준을 넘긴 측정값의 비율을 의미한다.
국토환경공간정보
8개 동 가운데 평균 소음 데시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동구 신암동으로 66.7dB로 집계됐다. 주간 평균은 67.3dB, 야간은 평균 65.4dB로 측정됐다. 신암동은 2만3천923건 측정값 중 주간 기준 초과건수는 1만4천736건, 초과율도 92.2%에 달했다. 야간기준 초과 역시 7천426건으로 집계돼 초과율 93.4%로 나타났다.
기준 초과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남구 대명동이다. 초과율은 주간 92.5%, 야간 93.6%였다. 하루 종일 이 지역 교통소음이 기준을 넘어선 상태라는 의미다. 대명동의 소음도 측정치 2만4천50건을 분석하면 주간 평균은 67.2dB, 주간 최대는 77.8dB까지 측정됐다. 이 수준은 지하철 내부 소리와 비슷하다. 야간에도 평균 64.9dB로 기준을 크게 웃돈 가운데 야간 최대는 75.9dB다.
열대야 속 폭주족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이륜차 불법 튜닝은 교통소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영남일보 DB>
◆시지동, 낮보다 밤이 더 시끄러워
초과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수성구 시지동으로 87.4%로 집계됐다. 기준 초과율은 주간 76.8%, 야간 87.4%다. 하지만 시지동 역시 측정한 10건 중 9건 가까이 기준을 초과했다. 눈에 띄는 점은 초과율이 8개 동 중 가장 낮지만, 주간 최대 소음은 79.1dB까지 측정돼 비산동(79.2)에 이어 가장 높다는 점이다. 또 야간에는 최대 77.4dB로 전체 측정소 중 가장 높게 측정됐다.
시지동은 또 대구 유일하게 야간이 주간보다 소음도가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심야 시간대에는 통행량이 줄어 소음도가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시지동의 야간 평균(61.3dB)은 주간 평균(58.4dB)보다 2.9dB 높다. 이같은 역전 현상은 2024년 +3.0dB, 2025년 +2.6dB, 2026년 +3.4dB로 매년 반복됐고 올해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시지동을 지나는 왕복 10차로의 달구벌대로나 야간 통행이 뜸한 월드컵로가 심야나 새벽시간 화물차 이동이 많고 폭주족과 같은 이륜차 운전자들의 무대가 되면서 소음공해 문제가 두드러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수성구 시지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태형(38)씨는 "시지는 주변에 산도 있어 바람이 많고 시원한 편이라 봄과 초여름 사이에는 창문을 열어두는데, 새벽시간 굉음을 일으키는 이륜차에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8개 동의 평균 소음 데시벨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대명동과 동인동, 태전동은 줄었고 비산동과 시지동 상인동 화원읍은 높아졌다.
시지의 경우 2024년 56.8dB에서 작년 59.0dB, 올해는 63.2dB로 해마다 크게 높아졌다. 비산동 역시 작년 61.2dB에서 올해 66.4dB로 5.2dB 상승했다.
이에 반해 중구 동인동은 65.4dB→60.0dB로 5.4dB 감소했고 태전동 역시 67.5dB→65.2dB로 2.3dB 감소했다.
◆겨울·심야시간 심해지는 소음
소음 측정값을 월별로 분석해보면 겨울철(12~2월)에 뚜렷하게 높아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올해 1월에는 야간소음 초과율이 100%로 측정치 모두 기준선을 넘어섰다.
2024년 12월의 경우 평균 70.3dB(야간초과 99.4%), 2026년 1월은 평균 70.9dB(야간초과 100.0%)로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를 상시적으로 듣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2025년 7월은 56.3dB로 야간초과 비율은 84.2%다. 겨울과 여름의 소음 편차가 최대 14.6dB에 달했다.
대구정책연구원 환경안전연구실 편도철 박사는 "겨울철은 바람이 많아 소리(소음) 전달이 폭넓게 이뤄지고, 기온 역전 현상으로 소리가 굴절돼 퍼지는 까닭으로 소음 데시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소음 정도가 기준을 상시적으로 넘고 있다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소음 대책으로 경찰청 및 교통안전공단과 합동으로 이륜차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이륜차 불법 튜닝이 교통소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대구시 기후환경정책과 이금지 팀장은 "소음 기준치가 농어촌 지역이나 도심, 광역시 등 도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제시돼 있어 대구의 초과율이 높게 나오는 점도 있다"고 하면서 "대구시는 경찰청이나 교통안전공단과 협의체를 구성해 굉음을 내는 이륜차의 불법 튜닝을 단속하고 있고 하반기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구시의 점검 실적을 확인한 결과 올 들어 9월까지 점검은 총 12회로 277대를 대상으로 소음기준을 초과한 차량에 과태료 8건 440만원과 개선명령 8건에 그친다.
소음공해 정도가 대구의 두드러진 현상은 아니라는 지자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소음 정도는 도시규모가 큰 부산보다 낮과 밤 모두 높게 나왔다.
지표누리에 따르면 작년 기준 대구 낮시간의 평균 주거지역(도로) 소음도는 67dB이다. 최근 10년간을 놓고 보면 2016년(65dB)과 2024년(66dB)을 제외하면 꾸준히 67dB을 나타냈다.
지표누리가 공개한 주요 대도시와 비교하면 서울·인천의 69dB에 이어 가장 높은 수치다. 대전은 대구와 같은 67dB, 부산 65dB, 광주 64dB 순이다.
이런 현상은 야간 시간에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구 밤 기준 평균 소음도는 60dB을 나타냈다. 서울(66dB), 인천(64dB)에 이은 수치다. 부산은 59dB, 광주 57dB로 조사됐다.
소음자동측정기 <출처 한국환경공단>
◆범어동 학교지역·남구 병원지역 소음도 높아
교통소음과 함께 대구의 환경소음도 야간의 경우 2곳 중 1곳꼴로 기준치를 초과했다.
대구 데이터허브에 공개된 40개 측정지점의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분기별 소음도 600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야간기준 초과건은 288건(48.0%)이다.
이 가운데 도로변의 '나'지역(일반주거, 기준 주간65/야간55dB)인 달서구 진천동·서구 평리4동·남구 대명6동 등에서는 측정한 15회 중 15회 모두 기준을 초과했다.
주·야간으로 나눠 측정한 소음도에서 15회 모두 기준치를 상회한 지역도 3곳으로 확인됐다.
'달서구 진천동 42-2'는 주간 평균 71.7dB, 야간 평균 67.3dB으로 15분기 모두 주·야간 기준을 초과했다. 수성구 범어3동 33-21(주간 71.6dB, 야간 67.6dB)과 서구 평리4동 1359-2(주간 67.0dB, 야간 61.9dB)도 마찬가지다. 평균 소음도가 70dB 이상에서는 불쾌감을 바로 느낄 수 있다.
특히 40곳의 환경소음 측정지 중 수성구 범어4동 100-50 지점은 '학교지역'임에도 기간 내내 주야간 모두 기준치를 넘어서 학생들이 상시 소음공해에 노출되고 있었고, 남구 대명5동 317-1 지역은 '종합병원' 지역으로 주간 13회 야간 15회 동안 기준을 초과했다. 소음도가 높은 지역의 집중적인 소음 관리가 요구되는 이유다.
범어4동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성은(45)씨는 "각종 학원차량과 아파트로 향하는 배달 오토바이까지 차량이 뒤엉키어 경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아이 혼자 등하원시키기 위험한 아찔한 상황도 많아 항상 염려스럽다"고 털어놨다.
편도철 박사는 이어 "광역단체에서 할 수 있는 소음대책이 교통단속이나 고속도로변의 차음벽 설치가 보편적"이라고 하면서 "다만 소음은 순간성과 일시성을 가져 물 관리처럼 시설을 설치해 대책을 마련하기에 구조적 한계가 있지만, 상시적으로 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 정도는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경감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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