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수시장 점유율로는 전국적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지역의 양말전문제조
업체 삼익섬유(서구 이현동). 이 업체는 요즘 갑자기 바빠졌다. 1년내내 힘
들었지만 그나마 설 대목 경기가 숨통을 트여주기 때문이다.
오후 2시 1층 작업장안. 50기의 기계설비들이 요란한 굉음을 내며 힘차
게 돌아간다. 직원들이 기계앞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진행상황을 체킹하고
있다. 오전 8시에 출근한 직원들이다. 15명의 직원들은 요즘 일요일을 제외
한 일주일 내내 3교대로 일하면서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인건비 부담으로 일손이 모자라 작업라인 직원들의 손놀림은 유난히 빨
라 보인다. 주문물량은 평소보다 2∼3배 늘어났지만, 작년 외국인 근로자
불법체류자 단속기간때 4명이 나가는 바람에 일손이 더 바쁘다. 때문에 일
손이 모자랄 땐 회사 대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김강석 대표는 라인에
공백이 생기면 저녁 늦게까지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한다.
창고앞 마당에는 완제품 양말을 싣고 갈 오토바이와 2.5t 트럭이 계속
번갈아 가며 공장입구를 드나든다. 이 곳에서 생산된 양말은 지역의 서문
시장을 비롯, 전국 40∼50개의 크고 작은 재래시장에 납품된다. 큰 시장인
서울과 부산에는 자체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근래에는 제품출고가 밤 12시
까지 되기도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주함도 이번 주가 마지막이 될성 싶다. 김 대표는 “
예전에는 설 대목때는 약 한달전부터 공장이 부산했으나 요즘은 공장은 10
일, 도매상은 7일, 소매상 3일 정도로 장사기간이 대폭 줄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올해 설명절은 전년보다 한달 가량 일찍 찾아와 그 기간만큼
겨울 양말 판매기간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재고물량이 쌓이게 됐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재고품 판매를 위해 현재 미국 ‘베버리힐스 폴
로클럽’과 라이선스(브랜드 사용료) 계약도 추가로 다시 해야한다. 비록 외
국 상표지만 브랜드 확보 자체가 바로 경쟁력으로 통하는 업계 특성상 결
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오후 5시. 저녁시간이 다가왔지만 작업현장과 더불어 사무실도 전화기에
불이 난다. 거래처(도매상)에서 추가 주문을 해오는 전화가 계속 걸려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일일이 사무실 한켠에 마련된 샘플용 양말
에 새겨진 일련번호를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브랜드명 부착과 포장은 일정액의 임가공료를 주고 외부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있다. “제품을 팔아도 생산원가도 못 뽑는다”며 김 대표는 하소연
했다. 현재 생산된 양말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천400원 정도
에 공장에서 출고된다. “두부를 만들어 콩값만 받고 팔고있는 실정”이라고
그는 현재의 애로상황을 한마디로 압축했다.
이러한 일련의 최근 움직임은 외환위기 이후 해마다 30∼40% 매출액이
감소한 것과 궤를 같이하여 업계로선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종업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상여금은 꼬박 챙겨줄 계획이다. 이번
설에도 넉넉지는 않지만 월급 수령액(평균 120만∼130만원)의 40%를 지급할
예정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