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단체 “철회하라” 구청 “교육격차 해소 위해 필요”
대구시교육청의 일반계고 기숙사 건립 방침에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구청이 기숙사 건립비를 지원할 방침을 세우자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드세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관련 구청에 기숙사 건립과 관련된 예산 지원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구청들은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서 필요하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숙사 건립, 시민단체의 반대
대구지역 일반계고 기숙사 건립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의 핵심 선거공약으로 지난해 7월 우 교육감 취임이후 추진됐다. 지난 2월18일 기숙사 건립 신청서 제출이 마감됐고, 지난달 12일에 11개의 기숙사 건립 대상 학교가 확정됐다.
대상 학교는 수성구와 달성군을 제외한 6개 구의 11개 학교(자율형공립고 8곳, 사립고 3곳)다. 중구의 경북여고와 신명고, 동구의 강동고, 서구의 달성고, 남구의 대구고와 심인고, 북구의 구암고와 학남고, 달서구의 상인고와 호산고 및 효성여고가 각각 선정됐다.
시교육청은 총 275억8천여만원을 투입, 올 6월부터 학교당 60∼100명(전교생 대비 10%내외)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건립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수성구 지역 일반계고에 기숙사를 건립하면 수성구 지역으로의 전학수요가 어느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대구 인근의 기숙형고교로의 지역 인재 유출도 예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학교별 기숙사를 매개로 한 학생 유치노력이 증대되면 자연스럽게 우수 학생들이 분산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기숙사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기숙사 건립에 투입되는 예산 275억여원은 다수가 아닌 소수 계층을 위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구전교조를 비롯한 4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친환경 의무급식 실현과 기숙사 건립 중단을 위한 대구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대구의 학생들이 기숙사 학교를 선호해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다고 가정한다 해도, 지역내 학력 격차와 교실내 불평등은 심화될 것”이라며 “서구의 성적 우수 학생이 동구로 가고, 동구의 성적 우수 학생이 수성구로 가게 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정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구청의 예산지원에 반발 드세져
최근 들어서는 시민단체들의 반대전선이 일선 구청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교육청이 각 학교별로 기숙사 건립 신청서를 제출받으면서, 심사영역 항목에 각 지자체 등의 예산확보 방안(공립 10점, 사립 20점)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구청과 동구청, 달서구청 등이 관할구역내 학교가 건립대상 학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했다.
달서구청은 상인고와 호산고에 각각 5천만원을 지원했고, 동구청은 강동고에 1억원(올해 5천만원·내년 5천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구청은 경북여고에 1억원, 신명고에 5천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추경안을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중구의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이 때문에 운동본부는 16일 오전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 구청을 상대로 관련 예산 삭감을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 중구청의 추경안에는 기숙사 건립경비 1억5천만원이 들어있는 것과 맞물려 친환경농산물학교급식 지원비 등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져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은재식 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중구청의 추경안에는 본예산에 편성됐던 친환경농산물학교급식 지원비 5천만원과 소규모 주민 편익사업비 4천만이 삭감됐고, 기숙사 건립경비 1억5천만원이 끼워져 있다”며 “2개학교의 200명도 안되는 소수의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은 확보하면서, 다수의 학생들을 위한 급식비 지원을 삭감하는 것은 소수를 위한 특권 교육을 보편적 교육복지보다 우선시 하는 것이다. 기숙사를 몇개 짓는다고 수성구 지역과 비수성구 지역의 학력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중구청 관계자는 “일반계고 기숙사 건립 선정 기준 및 영역별 배점에서 각 학교의 지자체 예산 확보 방안이 포함돼, 예산지원을 한 것”이라며 “지역의 학교가 선정되면 교육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구청도 예산지원을 한 만큼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