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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독도 유류 유출로 토양 오염 확인...관리기관 간 보고체계 혼선으로 초기 대응 지연

2026-04-14 19:07

경비대 발전기 인근 저장탱크 부식 및 노후 배관 방치
경북경찰청·국가유산청 등 관계 기관 보고체계 혼선

경북 울릉군 독도리에 위치한 독도경비대 전경. 홍준기 기자

경북 울릉군 독도리에 위치한 독도경비대 전경. 홍준기 기자

천연기념물 제336호인 독도에서 기름 유출로 토양이 오염됐지만, 관리 기관 간 보고체계 혼선으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남일보는 독도경비대 발전기 인근에 설치된 기름 저장탱크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해 주변 토양이 오염된 사실을 지난 13일 국내 언론 처음으로 확인했다. 현장에는 기름이 스며든 흔적이 남아 있었고, 일부 구간에서는 오염 물질이 토양 깊숙이 침투한 형태가 관찰됐다. 단기간 벌어진 사고라기보다는 유출이 일정 기간 누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벽 부식이 심각하게 진행된 발전기용 기름 저장 탱크. 홍준기 기자

외벽 부식이 심각하게 진행된 발전기용 기름 저장 탱크. 홍준기 기자

문제가 된 저장탱크는 표면 전반에 걸쳐 부식이 진행된 상태였다. 녹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고, 연결 배관 역시 노후화가 심각해 추가 누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독도경비대 근무자는 "유류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 상부에 보고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내부적으로 공유됐음에도 실질적인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 실패 지적이 나온다.


시설 관리 책임이 있는 경북경찰청은 해당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관련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날 문자를 통해 "기름 저장탱크와 배관 노후로 인한 기름 유출이 아니라 경비대원이 기계의 오일 교환 등 관련 수작업 시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청과 협의해 오염된 부분은 즉시 제거하고 향후 교육을 통해 각종 수작업 시 기름 유출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름탱크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가 독도경비대 본관 뒷편까지 흘러 내려 있다. 홍준기 기자

기름탱크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가 독도경비대 본관 뒷편까지 흘러 내려 있다. 홍준기 기자

관리 기관 간 책임 소재 갈려


이번 사안은 관리·보고 체계의 구조적 혼선을 드러냈다. 경북도 문화유산과 천연기념물 담당자는 "오염이 심각할 경우 경북도가 국가유산청에 보고를 해야 한다"며 "현재 관련 보수·정비 예산이 별도로 편성돼 있지 않아 유산청이 사안을 중대하게 판단할 경우 긴급 보수 예산이 편성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연기념물 지정 권한은 유산청에 있고, 관리 권한은 경북도가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다"며 "결국 보수·정비는 유산청 판단에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가유산청 대변인실은 "독도의 관리 주체는 울릉군"이라며 "울릉에서 독도에 상주하는 인력이 현황을 파악해 국가유산청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가 접수되면 전문가를 동반해 현장 조사를 진행할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경북도는 "우리가 보고하는 구조"라고 밝힌 반면, 국가유산청은 "울릉군이 먼저 파악해 보고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보고 주체와 책임 출발점이 서로 다르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 확인됐다.


기름탱크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가 독도경비대 본관 뒷편까지 흘러 내려 있다. 홍준기 기자

기름탱크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가 독도경비대 본관 뒷편까지 흘러 내려 있다. 홍준기 기자

현재 독도 관리 구조는 현장 상주 인력→울릉군→경북도→국가유산청으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는 현장 인지 정황은 존재하지만, 울릉군 보고 여부가 불명확하고 경북도는 미인지 상태였으며 유산청에는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처음 보고해야 하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에서부터 혼선이 발생하면서 오염 발생 이후 대응이 지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해양 유입 우려…생태계 영향 가능성


전문가들은 환경 피해 확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독도는 토양층이 얕고 강우 시 오염물질 이동 속도가 빠른 지형적 특성을 갖고 있다. 유출된 기름이 해양으로 유입될 경우 주변 생태계 전반으로 영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울릉독도포럼 황진영 국장은 "독도처럼 제한된 생태계를 가진 지역에서는 소량의 유류라도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신속한 오염 제거와 함께 저장시설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유출 시점과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인지 시점, 보고 경로, 정기 점검 여부 등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독도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국가 차원의 보호를 받는 지역이다. 생태·지질·역사 가치가 결합된 상징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독도 경비대 발전기 인근 기름탱크 주변 토양이 시커멓게 변해 유류에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홍준기 기자

독도 경비대 발전기 인근 기름탱크 주변 토양이 시커멓게 변해 유류에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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