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와 인연후 ‘행복한 제2 인생’
한복 사업 어려워진 후 귀농 결심
농지 임차료·비료값에 걱정도 많아
친환경인증·고수익품종 생산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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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군 쌍림면 고곡리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백육현·이명숙씨 부부가 4일 수확한 딸기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
딸기 주산지인 고령군 쌍림면. 이곳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가야산 줄기인 미숭산과 만대산의 맑은 물과 비옥한 토양에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색상과 당도가 우수하다. 대부분 농가들이 딸기를 30년 이상 재배하고 있다. 딸기를 재배하는 다른 지역도 많지만, 대다수가 고령에서 재배법을 익혔다.
백육현씨(55)는 이처럼 고품질 딸기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전통성도 가지고 있는 고령군 쌍림면 고곡리에서 행복한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2010년 귀농한 백씨는 농촌생활의 장점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쌍림면 고곡리에서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백씨는 어릴 때부터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했다. 안림초등과 고령중을 졸업한 백씨는 공부를 곧잘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채 17세 때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대구로 갔다. 대구 서문시장의 한복 제작업체에서 일을 시작했으며, 틈틈이 한복 관련서적을 구입해 공부도 했다.
27세 때 결혼한 백씨는 부인 이명숙씨(49)의 고향인 영천에서 한복 제작업체를 창업했다. 이때부터 백씨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10여년간 해온 일이기 때문에 수월한 편이었다. 영업권역도 영천을 비롯해 대구·포항·경주·안동 등지로 넓혔다. 종업원도 많을 때는 7명까지 있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혼수감으로도 한복을 맞추지 않을 정도로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일감이 차츰 줄어들었다. 당시 경영여건이 어려웠지만, 백씨는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명감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던 사업을 그만두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결국 두 아들의 대학 공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두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자, 백씨는 2010년 귀농을 결심했다. 녹록하지 않고 답답하기만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부인은 흔쾌히 귀농에 동의했지만, 두 아들이 반대했다. 대도시에 비해 불편한 의료환경과 생활여건이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백씨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고향으로 온 백씨는 4천㎡의 땅을 빌려 딸기농사와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다행히 고향에는 옛 친구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덕분에 적응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품종 선택에서 구체적인 재배법까지 농사와 관련된 일은 모두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득은 거의 없는 셈이다. 귀농 2년째인 지난해 4천만원 안팎의 수입을 올렸으나, 농지 임차료와 비료값 등을 제하고 나면 거의 남는 게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백씨는 요즘 딸기값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친환경인증을 받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영농일지를 쓰는 데 여념이 없다. 처음에는 친환경인증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기록했지만, 얼마간 영농일지를 적다보니 오히려 농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 친환경농법 등 영농기술을 배우기 위해 고령군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진행되는 교육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특히 각박한 도시생활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운동도 즐기고 있다. 1주일에 3~4회 정도는 마을회관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전국의 명산을 찾아 다니고 있다. 덕분에 건강도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백씨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 가족과 오순도순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백씨는 “현재 방 3개 딸린 주택을 빌려 살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농가주택을 짓고 싶다”며 “5년 후에는 제법 성공한 농사꾼으로 변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고령=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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