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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트를 현장에 적용하려니 부담이 되네요.” “디베이트 이론은 실습을 통해 완성되는 것 같아요.”
교사 디베이트 연수는 올해 대구교육의 큰 물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책에서 읽던 것보다 강의는 더 실감났고, 파김치가 될 정도로 몰입한 디베이트 실습은 디베이트가 아니라, 디베이 토하고 싶을 정도였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자료를 수집하고 입안, 반박, 요약, 마무리 초점의 역할을 맡았다. 입안을 위해 용어정의와 주장에 대한 논거를 제시할 땐 아이들과 똑같이 말소리가 더듬거리고 떨렸다. 이론 수업 때 동영상에 나오던 아이들의 떨림이 교사들에게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반박은 상대방의 입안을 적으면서 허점을 찾아 반박하는 일은 숨가쁘고 긴박했다. 이 순간은 단지 정곡을 찌르는 직선의 말이 비수처럼 꽂혀야 한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야 하는 반박에는 번득이는 논리가 섬광처럼 예리하게 찔렀다. 자칫 감정 싸움에 휘말리지 않을까 걱정이 됐으나 오직 논리적인 대화일 뿐이라고 한다. 종이 한 장에도 베이기가 일쑤인 삶에서 디베이트 과정이라고 베고 베임이 없을까? 절제된 감정과 이성적 접근의 조화를 잘 소화해 진정한 승부를 배우는 게 필요하리라.
처음엔 당황하던 반박과 교차 질문도 반복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논리의 허점을 찾기도 쉬웠고 접근법도 조금 익숙해졌다. 요약과 마무리 초점에서는 주장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야구의 9회말 홈런을 날리는 효과가 있어야 하고, 거시적인 안목도 필요했다.
힘든 실습만큼이나 이론을 제대로 익힐 수 있었다. 상대방의 논리적 허점에 대해 감정을 묻히지 않고 반박하는 방법을 고민하느라 8시간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다. 떨리는 목소리는 가라앉았고 둔탁하던 논리의 칼도 조금씩 예리해질 무렵, 모든 긴장을 다 내려놓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는데도 미처 반박하지 못한 여운의 말이 종종걸음으로 내 옆에 앉았다.
집에 돌아와서 ‘The Great Debaters(그레이트 디베이터스)’라는 영화를 봤다. 흑백차별이 극심한 시기에 멜빈 톨슨 교수가 흑인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가에 대해 디베이트 대회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방대한 자료의 연구와 번득이는 논리의 칼놀림과 진실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술이 근거를 논리적으로 내세운 정적인 글쓰기였다면, 디베이트는 논리적인 말하기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올해 대구교육은 디베이트와 함께 흘러갈 터다. 이를 통해 대구학생들의 말문이 트이고, 잠자는 논리를 깨우고, 우둔한 표현력에 논리의 날개를 달아주기를 기대한다.
원미옥<대구 동촌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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