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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벌써 이 수준… ‘학원을 더 다녀야 하나’

2012-02-20

■ 초등생 학원 의존증 극복 자기주도 학습 요령 익혀야
학원 과도한 숙제가 오히려 부작용 유발
부족한 부분 보충하는 수준으로 인식해야
초등6학년, 중학과정 선행학습 집착 대신
하루 30분 이상 책상에 앉아있기 훈련을
집중력 키우고 개념 익히는 학습이 중요

예비 중학교 1학년인 민정(가명)이는 지난 겨울방학 동안 학원을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선행학습을 위해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학원과 영어 회화 학원에 이어 피아노 교습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민정이의 부모는 “민정이와 같은 반 친구의 경우 벌써 중학교 1학년 과정 개념학습을 끝내고 문제풀이에 들어간다는 말을 들었다. 도무지 불안해서 학원을 끊기 어렵다”고 했다.

민정이도 “학원 숙제가 많아 부담이 되지만, 학원이 아니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겨울방학 동안 학원 한 군데 다니지 않는 아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친구가 다니기 때문에, 남의 집 아이가 그만큼 하기 때문에…’라는 경쟁심과 불안감이 앞선 탓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사교육 의존증은 오히려 자기주도 학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학원 숙제 때문에 정작 학교 공부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새 학기에 ‘사교육 다이어트’를 통해 공부건강을 챙기는 비결을 알아봤다.

◆초등생, 올바른 학습습관·집중력부터 길러야

초등 저학년까지 학습 패턴은 ‘모방’이다. 교사가 설명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문제풀이과정을 기억했다가 똑같이 풀기도 한다. 이때문에 교사의 가르침과 다를 경우, 아이는 혼란을 일으킨다.

풀이과정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른 풀이과정이라도 교사와 다르면, 아이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교사와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학습지 교사를 보고 “선생님은 그렇게 풀지 않았는데…”라며 아이는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초등 저학년은 올바른 공부습관을 형성하는 시기다. 책상에 앉는 자세에서부터 공부시간을 지키고, 책상을 스스로 정리하는 데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학습습관을 들여야 한다.

초등 저학년에게 선행학습은 시기상조다. ‘따라하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복습위주로 공부를 해도 충분하다. 굳이 선행학습을 시키고 싶다면 학습지나 학원 문제집보단 다음 학기에 보게 될 교과서를 넘기는 것이 좋다. 저학년은 한 번 본 내용을 다시 보면서 학습에 흥미를 느낀다.

초등 고학년, 특히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중학교 과정 등 선행학습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 대개 초등 4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아이에게 학교공부와 별도로 부과되는 게 학원숙제다.

요즘 학원들은 숙제를 많이 내는 추세다. 아이들은 학원숙제를 하느라 지칠 수밖에 없다. 학원숙제로 인해 과부하에 걸린 아이가 학교공부에 충실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학원 대신, 부모는 아이가 집중력을 갖고 하루 30분 이상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있는가, 방과 후 집에서 스스로 규칙적으로 책을 펼치는가 등을 체크하고 아이가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현명하다.

부모는 자녀가 평소보다 더 몰입해 공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올 경우 시간을 재 보자. 10분도 좋고, 20분도 좋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몰입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부모는 아이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어떻게 그렇게 꼼짝도 하지 않고 책을 볼 수 있었니. 정말 대단하다. 옆에 누가 오는 줄도 모르고 집중하는 네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라며 아이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자기주도 학습의 성패는 집중력에 달려 있다. 단 10분이라도 집중력을 갖고 개념을 익히는 아이와 1시간 동안 산만하게 책을 보는 아이 간 학습효과는 말할 나위 없이 10분 동안 집중한 아이가 높다.

자기주도 학습능력은 중학교 3학년부터 고교 2학년 사이에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냐가 중요하다. 이 시기에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성적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하루 1시간 정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두는 게 필요하다.


◆학원부터 줄여야 자기주도 학습 가능

과도한 사교육은 자기주도 학습을 저해한다. 학습 능력 저해의 주요 원인은 학원숙제다. 아이들이 학원을 가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숙제다. 학원들은 방대한 양의 숙제를 낸다. 학생들은 하루하루 산적한 학원숙제를 처리하는 데 급급하다. 자연히 강의 내용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뒷전이다.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상당수 학생들이 학원숙제 때문에 새벽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로 인해 정작 학교수업에선 잠을 자거나 심지어 밀린 학원숙제를 붙들고 있다. 실력향상을 위해 학원을 보냈다 오히려 학교수업마저 망치는 형국이다.

학원을 처음 다니는 학생은 사교육 의존증을 호소하기 십상이다. 학원 숙제 말고는 다른 공부를 어떻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사교육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한다.

아이에게 적당한 학원 강좌 수는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1개 강좌를 듣고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3배를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령 강의시간이 1시간이라면 듣기 앞서 예습 30분, 듣고 난 직후 복습 1시간, 이후 재복습 1시간30분 등으로 3시간을 공부해야 정상적인 강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3시간을 학원에서 보내는 학생이라면, 9시간을 추가로 투자해야 하는데 산술적으로 학생이 소화해 내기란 무리다. 그래서 사교육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이다. 다이어트는 가급적 중학교 졸업 전까지 끝내는 것이 좋다. 고교에 진학하면 본격적으로 스스로 공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녀와 함께 학습목표와 실천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상의를 하는 게 필요하다. “A학원에 B강사가 유명하다고 하니 가서 들어봐”라는 일방통행식 학원선택은 곤란하다. 이는 자녀의 학습동기부여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칠 뿐이다.

이병훈 에듀플렉스 이사는 “우등생들도 학원 강의를 듣는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다르다”며 “자신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강의를 골라 들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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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식

정치 담당 에디터(부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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