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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위베르 드 지방시

2012-06-23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위베르 드 지방시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위베르 드 지방시

지방시가 처음 패션 세계에 매료된 것은 10살 무렵 파리박람회에서 패션 코너의 오트쿠튀르 디자이너의 작품을 보고 난 후부터였다. 그날 이후 보그 잡지에 나오는 의상을 따라 그리는 것이 그의 취미가 되었다. 1944년 17세 되던 해에 본격적으로 패션 공부를 하기 위해 파리로 떠나, 프랑스 일류 예술학교에서 공부를 하며 실력을 쌓아나갔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 발렌시아가를 존경하던 그는 발렌시아가의 부티크에서 일할 꿈에 부풀어 무작정 그의 작업실을 방문한다. 허나 그의 포트폴리오를 본 발렌시아가는 감각은 좋으나 경력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며 경력을 더 쌓아오라고 한다. 이후 지방시는 여러 부티크에서 일을 하며 경력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1951년 파리, 알프레드 드비니 8번가에 자신의 첫 부티크를 오픈하게 된다. 돈이 없었던 그는 비싼 고급 원단을 구입할 수가 없었다. 이때 차선책으로 선택한 원단이 바로 남성복 와이셔츠에 사용되던 저렴한 흰색 면이었다. 당시 오트쿠틔르에서는 원피스나 드레스 한 벌로 이루어진 의상을 선보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지방시는 첫번째 컬렉션에서 단품을 디자인해 쇼에 올리게 된다. 이 쇼에서 지방시의 베스트 아이템인 ‘베티나 블라우스’가 탄생하게 된다. 첫 컬렉션의 성공으로 그의 이름은 유명세를 타며 사람들은 화려한 장식보다는 깨끗하고 클래식한 실루엣의 지방시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1961년 지방시는 자신의 부티크를 조르주 5번가로 옮겼는데, 지방시에게 신과 같은 존재인 발렌시아가의 부티크 맞은편이었다. 우연히 만나게 된 둘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로 지내다 곧 절친한 친구로 발전하게 되며, 발렌시아가는 지방시를 위해 그의 스케치와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아갔다. 발렌시아가는 지방시에게 작업실을 빌려주고 피팅 작업까지 보여주는 등 그에게 줄 수 있는 것을 모두 주었다. 심지어 은퇴 시 VIP고객까지 지방시에게 넘겨줄 정도였다. 이는 당시 패션계에서는 상당히 드문 일이었는데, 디자이너들은 서로 더 좋은 작품을 내놓기 위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숨기며 경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은둔형 발렌시아가가 지방시에게 쏟은 애정은 전례없는 일이었다. 패션계의 거장 발렌시아가의 양분을 받아 지방시의 디자인 경향은 발렌시아가의 특징과 근본이 비슷했다.

하지만 지방시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이 또 있었으니 바로 지방시의 뮤즈 오드리 헵번이었다. 첫만남 당시 10대였던 오드리 헵번의 열정과 매력을 알게 된 지방시는 그녀의 영화 ‘사브리나’의 의상 제작을 하게 되었고, 이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지방시는 오스카상 의상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게 되었다. 만인의 연인 오드리 헵번이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입었던 검은색 드레스 역시 고급스럽고 심플한 디자인과 실루엣을 특징으로 하는 지방시의 작품이다. 그 후 지방시의 의상은 그녀를 영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었고, 그녀는 지방시의 컬렉션이 있을 때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함께 했다. 이러한 둘의 우정은 40년 가까이 계속되었다.

지방시는 1977년에는 자동차 ‘링컨 마크 5’를 디자인하기도 했는데 출시되자마자 완판될 정도로 사랑을 받았고, 그의 인지도는 점점 더 높아져 갔다. 그는 발렌시아가 이후 재단을 가장 완벽하게 하는 디자이너로 칭송 받았으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1992년 40주년을 맞으며 꾸준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1995년 오트쿠튀르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패션계에서 은퇴했고, 현재 프랑스 패션하우스 지방시는 존 갈리아노와 알렉산더 맥퀸을 거쳐 이탈리아 출신의 디자이너 이카르도티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엄격하고 깔끔한 스타일에서 좀 더 관능적인 고딕 스타일로 재탄생되었으며 셀러브리티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손꼽힌다. <프리앤 메지스 수석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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