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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글세 살아도 부모 원망 한 번 안한 착한 아들”

2012-08-17

■ 펜싱 사브르남자단체 金 구본길의 부모

“사글세 살아도 부모 원망 한 번 안한 착한 아들”
구본길의 부모 구자규·선태복씨(만촌3동)가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길이는 착하고, 집에선 그렇게 효자일 수가 없습니다.”

런던올림픽 펜싱 사브르 남자단체전에서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구본길의 어머니 선태복씨(51)의 말이다. 선씨는 울릉도 출신으로 어릴 때 육상을 했다. 에어로빅강사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나다. 구본길의 아버지 구자규씨(56·대구시 수성구 만촌3동)는 아들이 어머니를 닮아 운동을 잘 한다고 아내를 치켜세웠다.

“본길이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입사하고 첫 월급을 통째로 보내줬어요. 그래서 이제 아들 덕에 호강하겠다 하니 ‘엄마, 이제부터 시작이야. 내가 나중에 메달 따서 집 사주줄게’ 하더군요.”

구본길 선수의 부모는 만촌동 주택가 2층에 사글세로 살고 있다. 구 선수는 1남3녀중 막내다. 구자규씨는 IMF여파로 사업에 실패한 뒤 조그만 직장에 다니고, 선씨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족과 함께 여행 한번 못 갈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선씨는 아들이 한 번도 부모에게 대들거나 원망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본길이가 축구를 잘했는지 체육선생님이 펜싱을 시켜보면 어떻겠느냐 하더군요. 펜싱을 한 지 2주째 아들이 힘들어 못 하겠다고 하기에 선생님과 약속한 한달은 채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후 3~4개월 훈련하다 중학교 2학년 때 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땄지 뭡니까.”

구본길은 이때부터 승승장구했다. 고교 1·2·3학년 때 전국체전을 휩쓸고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에서 사브르개인전 16강에서 탈락했지만 그는 올해 세계랭킹 1~3위를 왔다갔다 할 정도로 팀의 에이스였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에서 본길이와 은석이가 맞붙었는데, 은석이가 ‘니가 알아서 해라’는 말 한마디에 본길이가 힘을 얻었다고 하더군요.” 구본길은 오은석을 이기고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구본길의 우상은 오은석이다. 오성고 선·후배에다 동의대, 체육진흥공단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신세대 검객으로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구본길, 그로 인해 대구가 행복하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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