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합동감사단, 대구시 대상 감사결과 확정
134건 부적정 사례 적발, 신분상 조치 71명
민선 8기때 ‘불통행정·노곡동 침수재발’ 지적
대구시청 산격청사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시에 대한 정부합동감사에서 시민의 알권리 침해 및 안전 관리 부적정 사례 등이 다수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영남일보가 행정안전부와 정부합동감사단에 확인 결과, 지난해 정부 10개 부·처의 감사인력이 투입돼 실시한 대구시 대상 감사에서 총 134건의 위법·부당사항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71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 요구(징계 2명·훈계 69명)와 함께 19억200만원 상당의 재정상 조치 요구가 내려졌다. 기관경고는 3건이다.
특히, 민선 8기 때 논란이 됐던 '불통행정' 및 '안전불감증' 관련 사례들이 이번 감사에서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공무원 골프대회, 시장 출장 정보 등 부당 처리
우선, 민선 8기 대구시에서 정보공개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해 주의 통보를 받았다.
대구시는 국민이 정보공개를 청구했을 때에는 정보공개법 제9조에 규정된 비공개 대상 정보를 제외하고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대구시는 총 4건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 및 부분공개, 부존재 처리했고, 이는 부적절한 조치라고 행정안전부는 지적했다.
4건은 구체적으로 △대구시장 해외(미국) 출장 정보(부분 공개)를 비롯해 △2급이상 공무원 출퇴근일지, 참석 공식행사, 차량운행일지(부존재) △특정 사업(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명단, 현황 및 활동 내역, 회의록(비공개) △공무원 동호회의 공무원 골프대회 관련 정산서, 집행내역, 증빙서(비공개) 정보 등이다.
그중 대구시는 '2급이상 공무원 출퇴근 일지, 참석 공식행사, 차량운행일지' '공무원 동호회의 공무원 골프대회 관련 서류 청구' 관련 감사 지적사항에 대해선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시는 '추진위원회 명단, 현황, 활동내역 및 회의록' 관련 지적에 대해 "해당 위원회의 회의 내용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을 다루므로, 추진위원회 위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위원성명, 회의 내용 등을 비공개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를 제외하면 특정 위원을 식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니 위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대구시장 해외 출장 정보' 관련 감사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대구시가 의견 제시를 했지만, 행안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행안부는 "대구시장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공개 대상 정보임에도 이를 비(부분)공개 또는 부존재 처리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에 철저를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시민단체인 대구경실련 조광현 사무처장은 "민선 8기 때 대구시는 단체장 등과 관련된 중요 정보는 충분히 공개가 가능한 사항임에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관련 법에 위배되고, 시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이는 민선 8기 불투명·불통행정의 흑역사다. 민선 9기 때는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고, 투명하게 행정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17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자 경북119구조대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남일보DB
◆'노곡동 침수' 예방 소홀 및 안전관리 부적정
정부는 지난해 발생한 '대구 노곡동 침수사고'에 대한 감사도 비중있게 다뤘다. 감사 결과, 대구시와 북구청의 침수사고 예방 소홀 및 안전관리 부적정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이번 감사를 통해 15년 만에 재발된 노곡동 침수사고 발생 개요가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침수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7월 17일 호우경보가 발표된 이후에도 고지대의 침사지 배수문은 개방돼 노곡동 마을을 관통하는 배수관로(직관로)로 방류되고 있었다. 직관로에 설치된 수문(폭 3.5m×높이 2.5m)은 고장이 나 일부만 개방돼(개도율 3.15%) 있었다. 제진기 수문은 개방돼 있었지만 가동 조건(제진기 앞 수위 80cm)에 도달했음에도 제때 작동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협잡물 퇴적으로 배수 막힘 현상이 발생하는 등 펌프장 배수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결국 펌프장 앞 도로 맨홀에서 역류가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노곡동 일대 도로 등 9천431㎡가 침수됐고, 주택 및 사업장 침수 29건, 차량(이륜차 포함) 36건 등 총 65건의 물적 피해(2025년 9월 22일 기준)가 발생했다. 또 주민 26명이 긴급대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초래됐다.
정부 감사 결과 확인된 문제점은 크게 △빗물펌프장 시설물 유지·관리 소홀 △현장근무 태만 △빗물펌프장 인력 배치기준 미준수 △침사지 배수문 관리·운영 부적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노곡동 침수사고는 15년 전 침수 때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제진기 작동 문제를 비롯해 복합적인 요인이 총망라된 '인재(人災)'라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빗물펌프장 시설물 유지·관리 소홀'과 관련해 직관로 수문 결함(고장)에 대한 사후조치 부적정, 게이트 펌프 결함(고장)에 대한 사후조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으며, '현장근무 태만'과 관련해선 시설물 점검 및 보고 부적정, 호우경보 발령에 따른 비상근무 태만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본지가 보도한 '제진기 늑장 가동'(영남일보 2025년 8월 4일자 보도) 문제도 이번 감사에서 지적됐다.
행안부는 "빗물펌프장에서는 시설물을 제때 가동하기 위해 수위 기록을 예의주시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7일 오후 1시 54분쯤 제진기 앞 수위가 가동 조건에 다다랐고, 오후 2시 10분쯤 침수가 시작됐음에도 당일 오후 2시 46분에서야 제진기 작동을 시도했다"며 "제진기는 작동 직후 그동안 쌓인 협잡물로 인해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행안부는 "대구시장은 노곡동 빗물펌프장 유지관리를 태만하게 하거나 관리의무를 다하지 못한 직원들을 징계 혹은 훈계 처분하라"고 요구했으며, 북구청에 대해선 침사지 배수문 운영 및 안전관리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 조치를 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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