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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아이그너

2013-01-12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아이그너

독일 지성의 명품 브랜드인 ‘아이그너(AIGNER)’는 가죽제품에 있어 선두를 달리며 엄격한 품질관리와 장인정신으로 최상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600여개의 숍을 통해 40여개국에 소개되고 있으며 가죽제품, 여성복, 남성복, 시계, 벨트 등 라인별로 매년 500여종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토털 브랜드다. 비교적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아이그너가 확고한 명품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아이그너

아이그너는 ‘에티엔느 아이그너(Etienne Aigner)’에 의해 창립되어 1950년 브랜드의 이름을 건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창립자인 에티엔느 아이그너는 핸드백과 벨트를 생산하는 업체에서 일을 하면서 가죽 제품 디자인에 뛰어난 감각을 보였다. 그가 지닌 가죽 제품 디자인에 대한 탁월한 재능은 크리스찬 디올, 랑방 등과 같은 패션업체에서도 알아보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큰 관심을 얻으며 뉴욕으로 활동무대를 넓히게 된다.

1950년대 중반부터 고급 백화점에서 아이그너의 벨트와 핸드백을 전시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를 지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1964년에는 아이그너의 트레이드마크인 흑적색 가죽의 염색법을 개발하여 독특한 와인 컬러의 가죽제품을 출시하게 되었고, 당시 유럽의 상류층 인사로부터 폭발적인 호평과 더불어 명품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이에 힘입어 수공업적인 가족 경영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생산 체제에 들어가기 위해 아이그너 뮈니히(AIGNER MUNICH)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아이그너의 이름 첫 자에서 딴 로고 ‘A’는 말발굽 모양에서 착안된 것으로 “If you find a horseshoe, you’ll have a good luck.(편자를 발견하면 행운이 온다)”이라는 서양속담과 같이 행운을 상징하고 있다.

‘가죽’은 항상 아이그너의 핵심 사업이 되어왔고, 브랜드가 명품 군에 올라오게 만든 주력 라인이었다. 최고의 소재를 고집하는 아이그너의 생산 철학이 본바탕이 되어 고품질의 가죽 제품을 생산하였기 때문이다. 아이그너의 가죽 제품에 쓰이는 소는 주로 알프스 기슭에서 방목되는데, 가죽 제품이 핵심사업인 만큼 소가죽에 생길 수 있는 조그만 상처도 피하기 위해 목장에 철조망을 사용하지 않는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며, 소에서 8%만 얻을 수 있는 목 가죽을 주재료로 쓰는 엄격함을 오늘날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엄선된 소재는 수공예적인 장인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15년 이상의 최고 숙련공들에 의해서만 작업되어 ‘아이그너’라는 브랜드를 달고 출시된다.

아이그너를 대표하는 상품을 떠올린다면 단연 진한 와인 빛의 가죽제품이다. 과거에 고귀함과 왕권을 상징하기도 했다는 와인컬러는 고상한 느낌을 풍기는 동시에 비밀스러움을 지닌 신비한 색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고의 가죽에 더해진 독창적인 염색 방법을 통해 아이그너는 당대 유럽 상류층들의 큰 사랑을 받게 된다. 천연가죽이 머금은 신비한 컬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다른 느낌을 주어 오랜 시간 착용하여도 질리지가 않는다.

1970년대부터는 가방과 지갑, 벨트, 시계 등의 가죽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남성복과 여성복, 스카프, 넥타이 등 다른 생산 영역으로 브랜드를 확장시킨다. 이는 전통과 보수를 지켜 온 아이그너 입장에서 브랜드의 20세기 명품 전략만으로는 세기를 뛰어넘는 진정한 명품의 가치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전통과 보수로 이어져 온 아이그너 콘셉트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며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토털 브랜드로 완성된 셈이다.

아이그너만의 최상의 가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지성인의 명품’이라는 평가와 최고로서의 장인정신은 아이그너의 명성을 더욱 확고히 하며, 세계 패션사에 아름다운 전통을 세우고 있다.
장현미<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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