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올 시즌 용병을 모두 내보내고도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반면, 포항으로부터 용병을 영입한 팀들은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초 포항은 모기업 포스코의 재정난으로 예산 지원이 줄어들자 용병 지쿠와 아사모아를 강원FC와 대구FC로 각각 이적시켰다. 당초 강원과 대구는 수준급 용병 영입에 따른 전력 강화를 기대했으나, 지금까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재 지쿠를 데려간 강원은 4무4패로 리그 13위, 아사모아를 영입한 대구는 3무5패로 최하위인 1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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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축구’로 올해 돌풍
8경기 연속 무패행진
15골 터뜨려 득점 1위
용병 영입해 간 팀들은…
지쿠 부진하면 강원은 패
아사모아 대구로 이적 후
공격포인트 하나도 없어
강원은 지난해 여름 포항으로부터 지쿠를 6개월간 임대해 쏠쏠한 재미를 본 뒤 올해 1월 완전영입에 성공했다. 지쿠는 지난 시즌 32경기서 14골 4도움을 기록했으며, 강원에서도 9골 4도움으로 활약하며 후반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지쿠는 전 경기에 출장해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팀의 공격이 지쿠에게만 쏠려 있는 게 강원의 아킬레스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쿠가 조금만 부진하면 팀의 패배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강원으로선 득보다 실이 많다.
대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삼바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10위에 올랐던 대구는 올해 새로운 브라질 출신 파비오와 아드리아노에 이어 아사모아를 영입하면서 상위스플릿 진출의 희망을 품었다.
아사모아는 빠른 발과 개인기를 갖춘 출중한 선수로 꼽힌다. 포항 소속으로 2011년 7골 5도움을 올렸고, 지난해에도 6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구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아직 공격포인트가 없을 정도로 활약이 미미하다. 가장 큰 이유는 대구의 토종 선수들과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사모아를 중심으로 한 용병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대구는 개막 이후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일이 반복됐고, 도무지 터지지 않는 득점력으로 인해 대구는 강등권까지 내몰렸다. 결국 당성증 대구FC 감독이 8경기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일까지 벌어졌다.
반면 용병과 결별한 포항은 예상 밖의 ‘토종’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일 FC서울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8경기(5승3무·승점18) 연속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까지 포함시키면 16경기 무패(10승6무)로 팀 최다 무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포항의 토종선수들은 공격과 수비에서 용병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포항은 8경기에서 15골을 터뜨리며 득점 1위에 올라 있고, 실점도 제주 유나이티드(-5)와 함께 공동 1위다.
‘황카카’ 황진성을 비롯해 측면수비수 신광훈과 김대호,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쥔 이명주와 신진호·고무열·이광훈·김승대·문창진 등에 이어 부동의 골키퍼 신화용까지 유스 출신이 많은 이점을 특유의 패싱플레이로 잘 살려내고 있다.
올 시즌 포항발(發) 징크스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세 팀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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