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경산업 대구서 시작…세계 4대 생산지에 손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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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 생산 모습.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 제공> |
안경산업은 섬유·자동차 부품 등과 더불어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산업이자 특화산업 중 하나다. 특히 안경테는 지난해 기준 전국 생산의 약 80%, 국내 수출액의 90%가 대구에서 이뤄질 만큼 타 지역에 비해 산업 특화도가 높은 사업분야로 손꼽힌다. 최근 안경은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경량화가 이뤄지면서 패션 액세서리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 안경 업계의 생산 트렌드는 유명 브랜드 및 디자인을 접목한 고부가가치화 첨단 소재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안경은 디자인·브랜드·기술·소재에 따라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품목으로 시력 보정, 보호 기능 이외에도 의료용, 스마트 안경 등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지역 업체들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남일보는 한국안경제조 70주년을 맞이해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와 공동으로 국내 안경 제조 역사와 대구 지역의 안경 업계를 되짚어 보고 이를 통해 향후 안경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단한다.
광복직후 북구 원대동서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 한국 첫 안경공장 탄생
전세계 시장규모 커져 연평균 7%씩 성장세···2018년 1300억불 전망
◆ 한국안경산업의 메카는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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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김재수옹. 그는 일본 최대 안경 생산기지인 후쿠이현에서 안경테 제조기술을 익힌 뒤 1945년 광복 전 국내 최초의 안경공장인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를 대구시 북구 원대동에 설립했다. |
국내 안경산업은 광복 직전 대구 북구 원대동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고(故) 김재수옹이 일본 최대 안경 생산기지인 후쿠이현에서 안경테 제조기술을 익힌 뒤 1945년 우리나라 최초의 안경공장인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를 대구에 설립하며 한국 안경산업의 서막을 올린 것이다. 뒤이어 53년 동양셀룰로이드공업사(대표 노병진)도 대구에 설립됐고, 합성수지를 중심으로 한 안경테를 생산하며 전성기를 이루게 된다. 국제셀룰로이드공업사는 60년 대구 최초로 홍콩에 3천달러 규모의 안경테를 수출하고, 한때 종업원 수가 3천명에 달하는 등 그 규모는 지금의 대기업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당시 국내 업체들은 도금 기술은 부족했지만 스위스에서 직접 기계를 들여오고, 독일에서 나사 깎는 기계를 수입하는 등 생산설비가 우수해 당시 안경선진국인 일본에서도 견학을 오는 등 선진화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국내 안경산업은 정부의 경공업지원정책 및 노동집약적 산업 위주의 수출주도정책에 힘입어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하게 된다. 60년대 저렴한 스테인리스스틸 안경테 생산, 베트남전 파병 안경테를 미군 PX에 납품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이다. 80년대에도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게임 등을 거치면서 내수시장의 성장과 함께 발전했다.
90년대 중반까지 연평균 20~30%의 수출이 늘어나며 성장해 온 안경산업은 이후 IMF 외환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다. 국내에서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은 물론, 중국의 저가공세와 프랑스, 일본 등 제품에 대한 브랜드 및 디자인 약세로 인한 수출 부진으로 침체를 겪은 것이다.
하지만 2000년 중반부터 안경 업계는 독자 브랜드, 디자인 및 신소재 개발을 비롯한 기술력 제고와 마케팅 능력 향상 등에 주력하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2004년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산업자원부)는 지역연고산업 육성 사업으로 안경산업을 지정했으며, 제3산업공단에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안경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 대구는 세계 4대 안경 생산지
대구는 세계 4대 안경 생산지이자 국내 안경산업을 대표하는 ‘안경도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전국 안경제조업 사업체는 502개 업체에 종사자 수는 2천901명이지만 대구지역 안경제조업체 및 종사자 수는 425개, 2천21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구지역 안경제조업체가 전국의 84.7%를, 종사자 수는 76.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지역 산업 중 높은 특화도를 자랑한다.
전문가들은 이는 대구의 유리한 입지 여건과 안경산업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홍석준 대구시 창조과학산업국장은 “대구가 안경의 산지가 된 것은 45년 대구에서 안경산업이 최초로 시작됐다는 것 외에도 도금업 등 관련 산업의 경쟁력이 높은 구조적 배경, 그리고 육상 교통의 요충지로서의 입지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또한 안경은 개별 업체가 전체 공정(150~260단계) 중 일부분(20~30단계)을 나눠서 제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들이 모두 3공단에 집적해 있어 분업화와 전문화에 유리했다는 점도 대구에 안경이 발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 세계 안경시장 연 7% 성장 전망
세계 안경시장은 인구 고령화와 시력 보정 수요 증가, 안경의 패션화 등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1년 시장규모는 약 810억달러(약 81조원)였으나 2018년에는 약 1천300억달러(약 131조원) 규모로 연평균 7%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글라스와 콘텍트렌즈 시장의 경우 모바일기기 등 IT 기기 사용 증가, 자외선 차단, 3D용 등 기능성 수요 확대에 따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패션 디자인 및 브랜드를 갖춘 고부가가치 안경은 유럽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안경 시장은 유럽의 3개국(이탈리아, 독일, 영국)과 아시아의 3개국(중국, 홍콩, 일본), 그리고 미국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WTO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세계 안경시장 수출입 교역량은 542억달러이고 한국의 교역량은 11억4천500달러로 세계시장 점유율은 이탈리아(12.9%), 중국(12.5%), 미국(7.1%) 등에 뒤쳐진 10위(2.11%)를 차지했다.
국내 안경산업에서 자주 지적되는 문제는 대부분의 안경 제조업체가 아직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사자 규모별 사업체 수 비중을 살펴보면 1~4명 사업체 수가 65.9%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5~9명 사업체 수가 20.1%를 차지했다. 즉, 9인 이하 안경제조업 사업체 수가 전체 10곳 중 8곳 이상(86%)이라는 것이다. 100인 이상 기업은 전무하다. 대구의 경우에는 안경테의 산지이기는 하지만 렌즈나 광학기기 분야의 비중은 극히 미약하다.
손진영 한국안경산업안전지원센터장은 “지역 업체들은 영세성으로 인해 개별 브랜드, 디자인 개발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고 높은 OEM 수출 비중으로 인해 브랜드 파워도 미약하다. 무엇보다 미래 안경인력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인력 양성이나 교육부문도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안경 업계의 구조적인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자동화 및 기계화가 어려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공정이 많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규모 업체가 많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안경 연관산업 적극 육성 필요
국내 안경테 수출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4.8% 늘었으며 대구의 경우에도 안경테 수출은 연평균 3.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2년의 국내 수출은 2011년 대비 전반적으로 부진했으나 대구의 안경산업은 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2012년 안경테, 선글라스, 기타 안경 등의 안경 관련 품목별 수출은 2011년 대비 11% 감소했지만 대구지역은 10% 정도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최근 안경산업이 부활조짐을 보인 데에는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와 대구시, 정부는 물론 업계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TR, ULTEM 등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과 업체들이 디자인 및 브랜드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는 다양한 기업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패션웨어산업 육성을 통한 이업종산업 간 네트워킹 및 경쟁력 확보,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지원을 위한 안경디자인제품화지원사업 등을 벌이는 한편 대구국제안경전(DIOPS)을 개최해 지역 안경 업체들의 바이어 확보 및 수출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B2B 시스템 운영을 통해 국내 최대 안경도매 사이트인 아이엔샵(www.eyenshop.com)과 해외 전자무역시스템인 아이웨어코리아(www.eyewearkorea.com)를 구축해 유통 구조 혁신에도 힘써오고 있다.
대구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안경산업을 섬유·패션 부서에 배정하며 안경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3공단에 ‘안경산업토탈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하며 지역 업체들의 지원 강화에 나섰다. 이 센터는 안경산업 기술 개발, 소재 및 디자인 연구, 품질 인증, 안경정보포털시스템 구축 등 안경산업의 전문 연구개발사업화(R&BD) 기관이 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 역할 강화를 위해 기술과 제품 등 신뢰성 향상을 보증하는 품질검사소나 인증기관으로 탈바꿈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손 센터장은 “안경 관련 업체들이 집적된 3공단과 인근 대학에 안경광학과를 보유한 우리 지역이야말로 안경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다. 새로운 신성장동력 육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지금, 한국 안경 제조 70년을 거울삼아 앞으로의 70년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대구는 안경테에만 집중되어 있는 산업 기반을 활용해 안경 렌즈, 선글라스, 광학기기 등 연관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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