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40920.010140749210001

영남일보TV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38] 아페세(A.P.C.)

2014-09-20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38] 아페세(A.P.C.)

국경과 성별 불문,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패션 아이템을 꼽으라면 단연 데님이다.

튼튼하고 질긴 소재의 특성상 작업복으로 사용되었던 데님은 이제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대중적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데님 중에서도 가공을 전혀 하지 않은 생지 데님(raw denim)의 인기가 뜨겁다. 데님은 옷 가운데 유일하게 오래 입을수록, 그리고 연륜이 묻어날수록 근사한 실루엣을 연출하는데, 특히나 생지 상태의 데님은 착용하는 이의 체형에 맞춰져 자연스럽고 멋스러움을 연출해준다.

프랑스의 캐주얼 브랜드 아페세(A.P.C.)는 워싱되지 않은 생지 상태의 청바지를 판매한 뒤 가장 멋스럽게 청바지의 형태를 잡아온 고객에게 고가로 되사거나 다른 상품을 제공하는 ‘버틀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마니아층의 관심이 대단하다. 이러한 열풍으로 아페세의 생지 데님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제품이 되었으며, 세계적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아페세는 1987년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문화예술가인 ‘장 투이투’에 의해 설립된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다. 그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였으나 겐조 의상실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의상 디자인을 접하게 되어 천재적인 디자이너로 발돋움한 케이스다. A.P.C.라는 브랜드 네임에는 ‘생산과 창작을 위한 아틀리에(Atelier de Production et de Creation)’라는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다. 이것은 디자이너의 이름을 디자인에 연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의도되어 있으며, 단순히 하나의 의류브랜드가 아닌 예술과 의류산업의 만남을 강조하고 있다. 아페세는 의류 아이템뿐만 아니라 특별 제작된 음반, 향초, 포토북 등이 함께 어우러진 아페세만의 문화를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지금은 옷을 파는 매장에서 다양한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형태가 흔해졌지만 그런 개념이 없던 사업 초창기부터 여러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하며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또한 아페세 매장에는 예술적 감성이 풍부한 설립자 장 투이투가 직접 연주하거나 제작한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주크박스가 항상 플레이되고 있다. 아페세를 찾는 고객들은 이러한 브랜드의 예술적 감성에 열광하며, 그 한 예로 ‘하바나 무드’라는 테마 음반은 6만장이 넘게 팔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감성적 마케팅으로 아페세의 마니아층은 점점 더 두터워지고 있지만 아페세를 대표하는 인기 요인은 누가 뭐래도 바로 생지 데님이다. 소비자의 워싱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색감과 질감을 만들어내는 생지 데님은 일본 매장 개장 당시 고객들이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아이템이다. 생지 데님은 가공을 하지 않은 본래 진의 느낌을 살린 제품으로 처음 착용시에 다소 뻣뻣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손질 방법이나 입는 습관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색감과 질감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몇 년 뒤에는 처음 구입할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오늘날 아페세는 매 시즌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예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제품을 만들어냄은 물론 대중적인 브랜드와 공동 작업을 통해 아페세가 가진 미니멀함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브랜드를 넘어 새로운 문화 창조를 향해 돌진하는 아페세의 새로운 시즌에 귀추가 주목된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