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과 보육교사를 허위 등록하는 수법으로 보육료를 부정수급한 어린이집 소유주를 포함한 원장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이같은 보육료 부정유용 혹은 부정수급이 국가에서 보조하는 지원금 전 분야에 걸쳐 만연해 있고,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근절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복지 지출 증가로 지원예산 관련 사업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인력 부족 등으로 사후 관리나 관리·감독은 소홀해지기 쉬워 정부보조금은 ‘눈먼 돈’이 되기 쉽다. 지난해 어린이집에 나간 보조금만도 2천3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세금감면액 포함 전체 보조금 100조원 중 1% 가량이 누수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검찰과 경찰의 합동조사로 1천700억원 규모의 보조금 부정수급이 적발되기도 했다.
연말정산 파동에 이은 증세 논란과 복지 규모 축소 주장이 대세고, 세금누수 차단과 세출 구조조정도 국가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4년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결손은 지난해 11조원을 넘었고, 올해도 3조원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출절감 및 세입확충 등 재정개혁에 비상이 걸린 시점인데도 보조금 부정수령 등 세금도둑이 활개를 치고 그런 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그 같은 부정·불법에 대해 벌금 부과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부보조금이나 지원금, 연구개발비 등의 부정사용에 대해 손해액의 최소 2배 이상, 최대 5배 이내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부과하는 강력한 법안을 마련했으나, 이 역시 규제개혁위의 권고에 따라 최대 3배로 완화하기로 했다. 입법 단계에서 당초 의도한 취지와 목적이 희석돼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세도(稅盜)를 엄벌하지 않고서는 ‘보조금은 임자 없는 돈’이라는 등으로 팽배해진 도덕적 해이와 일그러진 행태를 바로잡을 길이 없다.
탈세 신고포상금을 포함한 절세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도 적극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다. 세파라치의 부작용이 우려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전 국민 감시시대가 낳게 될 탈세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이에 따른 세수증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는 부정적 요소를 덮고도 남는다. 공평과세를 실현하고 세금누수를 막기 위해서라면 도입하지 못할 제도와 시스템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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