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학기부터 수시모집 통해 정원 20명 모집 계획
국내 700만명 추정, 대구 학령기 490명 발굴해 지원
장애인 포함안돼 각종 특수교육 및 지원 못받는 처지
관련 지원 법안 국회 계류 중, 현 법적 근거의 한계
지역 학부모 “기초학력보단, 사회 적응 교육 절실”
대구대 전경
일반인과 지적장애인 사이에 있는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최근 높아지자, 대구대는 오는 2학기부터 전국 최초로 경계선지능인 교육을 위한 학과 신설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에서 84 사이에 속하는 이들을 말한다. 지적장애 기준인 IQ 70 이하와 평균 지능의 최소 기준인 IQ 85 이상 경계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정부가 2023년부터 이들에 대한 지원 체계를 강화하면서, 대구지역에서도 경계선지능인 발굴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부는 3년전 관련 지침을 마련해, 경계선지능인을 '느린 학습자(Slow Learner)'로 순화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대는 전국 최초로 경계선지능인을 대상으로 한 '라이프디자인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학 내부적으로 학과 편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큰 문제가 없다면 올해 2학기부터 경계선지능인을 신입생으로 받는다. 수시를 통해 선발하고, 정원은 20명이다. 입학생들은 학과에서 사회 활동과 적응을 위한 직업교육을 받게 된다.
대구대 박정식 교수(특수교육과)는 "현재 경계선지능인의 고교 졸업 후 고등교육에서 관련 학위과정이 국내에 없다"며 "심리 상담과 직업훈련을 필요로 하는 요구는 늘어나고 있다. 대학의 만인 복지 구현이라는 건학이념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고, 이번 학과 신설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초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대구 학생 경계선지능 검사 결과 현황 <대구시교육청 제공>
느린학습자시민회 관련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경계선지능인은 약 7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 총인구의 13.5% 비중이다. 2024년 국내 학령기 학생을 기준으로 한다면 약 77만명이 경계선지능인에 해당한다. 대구지역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됐다. 시교육청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의심 학생 1천138명을 검사한 결과, 총 490명이 경계선지능인인 것을 확인했다. 2023년 대구 경계선지능인은 108명(초등학생 86명·중학생 21명·고등학생 1명)이다. 2024년엔 총 98명(초 89명·중 9명)이다. 지난해엔 초 78명·중 13명·고 7명으로 총 98명으로 집계됐다. 대구 일반 학교에선 매년 3월 학생진단검사를 통해 경계선지능인 의심 학생을 확인한다. 이후 전문 K-웩슬러 검사(검사비로 20만원 지원)를 거쳐 선별한다. 경계선지능인으로 확인되면 학습바우처와 두뇌기반학습코칭단을 통한 기초학력 교육 지원을 받게 된다. 현재 대구 내에는 학습바우처 제공기관 51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김소정 장학사(초등교육과)는 "학부모가 자녀의 경계선지능인임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최근에는 점차 지원받으려는 분위기지만, 지원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아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교육청은 초중고교생의 부족한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들을 지속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계선지능인의 가장 큰 문제는 규정상 장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애인에 지원되는 특수교육이나 복지, 취업 등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 학부모들은 경계선지능인 학생 지원 방향이 기초학력에 치중돼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일반 학생과 비교하면 학교생활에서 뒤처지기에, 졸업 후 사회 적응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도 병행되길 원한다. 하지만 현 초중등교육 방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황나래 대구느린학습자부모회 대표는 "경계선지능인 학생은 고교 졸업하면 바로 사회에 내던져진다.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이 더디고 스스로 벽에 부딪힌다"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회생활을 위한 교육이나 지원도 함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대구를 포함한 전국 경계선지능인 지원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교육부가 2023년 '기초학력 보장법'을 바탕으로 관련 정책 연구와 대규모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현황 파악이 최근에서야 시작되다 보니, 현재는 경계선지능인 발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는 경계선지능인 지원을 위해 법적 근거 마련이 뒷받침되지 못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현재 국회에는 2024년 발의된 '경계선지능인 지원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시교육청의 기초학력 중심 지원은 '기초학력 보장법'에 따른 것이어서, 포괄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관련 법적 근거를 통한 중앙정부 차원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연숙 느린학습자시민회 이사장은 "관련 법안 통과가 되지 않고 있어 기초학력 보장법에 의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 프로그램과 함께 운영돼 경계선지능인만을 위한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며 "학력 위주가 아닌 학생이 사회에서 스스로 버틸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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