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그러면 보행에 지장”
“차로數 줄이면 정체 심각”
경찰,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
“두사람 걷기도 어려워져”
市,보도폭 축소 주장에 반발
법적 기준에 미달하는 차로 폭 개선 문제 해결 방법을 놓고 대구시와 대구경찰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차로 수와 폭 등의 결정 권한이 있는 경찰은 교통 정체 등을 이유로 기존 차로 수를 유지한 채 보도(步道) 폭을 축소하자는 입장인 반면, 대구시는 도심 구간의 보도 폭을 줄이는 것은 보행자의 권리 강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대구 도심 주요 도로의 차로 폭이 법적 최소 기준(2.75m)에 크게 못 미쳐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데다 시민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보도(영남일보 1월3일자 1·3면, 1월6일자 6면 보도) 이후 전수 조사에 나서 11곳이 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도로교통공단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보도 폭을 줄여 차로 폭을 법적기준에 맞추는 쪽으로 해결방안을 내놨다. 차로 수를 줄이면 교통정체가 심각해진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에 따르면 시뮬레이션 결과(오전 중 차량의 도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시간 기준), 종각네거리 북측의 편도 4차로(좌회전·직진·직진·직우회전)를 3차로(좌회전·직진·직우회전)로 줄이면 대당 지체시간은 기존 63.7초에서 235초로 171.3초(369% 증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산네거리 서측 접근부 편도 4차로(좌·직·직·직우)를 3차로(좌·직·직우)로 1차로를 줄이면 51초이던 대당 지체기간은 199.4초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보행자의 권리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보도에 있는 지장물을 옮기는 비용 등 현실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산네거리의 경우 대신지하상가 입구가 보도 위에 있어 보도를 줄인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종각네거리도 가로수, 가로등, 변압기 등을 옮기려면 7~8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찰의 판단대로 보도를 줄이면 일부 구간은 두 사람이 동시에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가 된다. 보도를 줄이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대구경찰 측은 “공문은 보냈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다. 교통정체에 대한 시민불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도 폭을 줄이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진 계명대 교수(교통공학과)는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행자 통행이 많은 도심의 경우 보행자 권리를 우선해야 하는 만큼 보도 폭을 줄이는 것보다 차로 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면서 “게다가 보도 폭을 축소하면 비용도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보행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지금 상황에서 보도를 축소하라는 경찰의 주장대로라면 자동차를 운전하는 시민만 시민이고, 걸어다니는 시민은 시민도 아니냐”며 “장기적으로 도심의 차량 진입을 억제하기 위해 차로 수를 줄이는 것은 물론 대중교통전용지구 확대 등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m
| ■ 대구시·경찰 법적기준 미달 차로 폭 해결방안 | ||
| 위치 | 경찰 | 대 구 시 |
| 동산네거리 | 보도 축소 | 차선조정(지하상가 출입구로 보도 축소 불가) |
| 서성네거리 | 보도 축소 | 차로수 축소(보행자권리 침해, 변압기 등 지장물 이전 비용 과다 발생) |
| 종각네거리 | ||
| 남구청네거리 | 보도 축소 | 일부 구간 측구 조정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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