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재심의’ 대립
市 “합법 절차로 진행된 정책
일부 반대로 뒤엎는 것은 문제”
시민단체 “市 일방적으로 요청
역사적 평가 엇갈려 신중해야”
우정사업본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계획을 전면 중단하자 구미시가 발끈하고 나섰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까지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우표를 예정대로 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갑자기 방침을 바꾸고 우표 발행 여부에 대한 재심의를 결정했다. 재심의는 12일 열린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은 2015년 12월8일 우정사업본부의 기념우표 발행 신청공고, 2016년 4월8일 구미시의 공개 신청, 같은해 5월23일 우표발행심의위원회 심의 통과를 거쳐 6월2일 최종 확정됐다”면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결정된 정책 사안을 일부 반대 의견을 앞세워 정당한 근거 없이 뒤엎는 것은 공신력을 실추시키는 것으로 우정사업본부는 당초 계획대로 우표 발행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구미시는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은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는 기본적인 기념사업임을 강조했다. 실제 미국의 경우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해 출생한 케네디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가 올해 발행됐다. 2011년 민주당 오바마 정부는 공화당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를 국가적 차원에서 발행했다. 중국은 초대 총리인 저우언라이 탄생 100돌 기념우표, 두 번째 국가주석인 류샤오치의 탄생 100돌 기념우표를 각각 발행했다. 독일은 3대 대통령 하이네만, 이탈리아는 초대 대통령 루이지 에이나우디의 탄생 100돌 기념우표를 만들었다.
구미시는 “특정 인물의 우상화 의도가 전혀 없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을 두고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등의 정치적 이견을 앞세워 우표 발행 재심의 결정을 내린 우정사업본부가 매우 개탄스럽다”며 “향후 7년과 10년 후에 탄생 100돌을 맞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념사업 추진도 반대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11명(이승만~박근혜) 가운데 대통령 출생과 관련해 기념우표를 발행한 사례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재임 기간 80번째 생일(1955년)과 81번째 생일(1956년) 두 차례 발행됐다.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정기적으로 발행됐다.
한편 구미YMCA, 구미참여연대, 민주노총 구미지부, 어린이도서연구회 구미지회, 전교조 구미지회,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등은 지난달 14일 성명을 내고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우표 발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구미시가 주민의견 수렴 없이 우정사업본부에 일방적으로 사업을 요청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역사적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인물인 만큼 기념우표 발행을 강행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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