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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유기견카페 ‘힐링독’ 강경호 대표가 강아지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 작은 사진은 카페 내에 마련된 미용숍에서 전문 미용사가 애견미용을 하고 있다. <힐링독 제공> |
대구 중구 통신골목 인근에 위치한 애견카페 ‘힐링독’은 여느 애견카페에는 없는 조금 특별한 강아지들이 있다. 강아지 12마리 중 5마리가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이거나, 강아지공장에서 데려온 녀석들이다.
그래서인지 강아지마다 사연이 많다. 푸들 종인 ‘래미’는 1년 사이 8번이나 파양을 당한 파란만장한 견생(犬生)이다. 잇단 파양은 래미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 때문에 잠시라도 사람이 곁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분리불안’ 증세를 앓고 있었다. 사람에게 버림받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 강경호 힐링독 대표(28)가 유기시설에서 분양을 받아 이곳으로 데려오게 됐다.
포메라니안 종인 ‘왕자’는 대구 근교의 한 강아지공장에서 부견으로 쓰이던 강아지다. 케이지에서 나고 자라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는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고 오로지 교배만 했다. 지난해 여름 강 대표가 강아지공장 사장을 어렵사리 설득해 모견으로 쓰이던 ‘공주’와 함께 분양을 받았다.
애견호텔·미용 서비스도 제공
유기견 많은 카페로 소문나
손님이 맡기고 안 찾아가기도
“반려동물 버림받지 않는 세상
쉽게 버리는 문화 바꾸고 싶어”
강 대표는 “2년 전 인터넷에서 유기견 사진 한 장을 본 게 애견카페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 트라우마가 있어서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사진 속 유기견의 눈을 보고 ‘내 강아지’라는 생각이 들어 입양을 결심했다”면서 “첫 번째 유기견을 입양한 이후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여러 마리를 입양하게 되면서 집에서 키우기가 힘들어져 카페를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카페뿐 아니라 애견호텔, 애견유치원, 애견미용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는 힐링독은 유기견이 많은 카페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강아지를 버리고 가는 손님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애견호텔 서비스로 강아지를 맡기고는 다시 찾아가지 않는 것. 강 대표는 “한 외국인이 하루치 애견호텔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고 강아지를 맡겼는데, 연락이 두절됐다. 백방으로 연락했지만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는지 다시는 찾으러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에서 유기견을 발견하고 카페에 데리고 오는 손님도 있었다. 강 대표는 “범어네거리 인근에서 유기견을 발견한 한 손님이 카페로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버리고 간 경우도 있었다. 한참을 데리고 있었는데, 우연히도 원래 주인이 카페에 놀러왔다가 자기 강아지인 걸 확인하고 찾아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나름의 방법으로 유기견을 줄이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분양 받은 유기견에게 치료와 미용을 해주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다. 원래 주인을 되찾아주거나 새로운 주인을 찾아준 강아지만 2년간 20마리에 달한다.
그는 “강아지를 저렴한 가격에 분양 받아서 키우다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버리곤 한다. 이렇게 버려진 강아지들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많다”면서 “버려지는 강아지의 삶을 바꾸고, 쉽게 반려동물을 버리는 문화를 조금이나마 바꿔보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버림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지금은 유기견센터에 강아지 사료를 기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나중에는 애견용품을 사면 일정 금액이 자동으로 유기견센터 등에 기부가 되는 사업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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