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카시트, 버스 사용 어려워
“최대 50만원…별도 구매 부담”
차량선택·대여 등 대안 고려해야
‘카시트 착용 의무화’ 규정 때문에 영유아를 둔 부모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만 6세 미만 영유아의 카시트 착용을 의무화했다. 자가용뿐 아니라 택시·시내버스·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카시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뚜벅이(차 없이 걸어다니는 사람)’ 부모들을 중심으로 현실을 무시한 법 개정이라는 반발과 함께 정부 차원의 카시트 보급·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 살 난 딸을 둔 김지혜씨(여·31)는 지난 22일 카시트 구매를 위해 대구 수성구 한 유아용품점을 찾았다. 김씨는 “이번 설 연휴 때 고속버스를 이용해 시댁을 가기로 해 카시트를 구매해야 한다”며 “남편 차에 카시트가 있지만 버스좌석에는 호환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매번 이를 다시 설치하는 것도 힘들다. 이번 기회에 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 쓸 수 있는 카시트를 (별도로) 구매할 생각”이라고 했다.
‘영유아 카시트 착용 의무화’는 법 개정 초기부터 논란이 됐다. 카시트 보급률이 2016년 기준 34%에 불과한 데다 무게도 8~10㎏에 달해 휴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점식 안전벨트가 부착돼 있는 일반 승용차용 카시트와 2점식 안전벨트인 고속버스용 카시트가 호환되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무엇보다 최대 50만원에 달하는 가격과 아이가 성장하면 연령대에 맞게 새로운 제품을 계속 구매해야 하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경찰도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법 개정 이후 단속을 유예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카시트를 착용할 경우 사망률은 30~50%이지만 착용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은 9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카시트 효과가 입증된 만큼 보급 활성화 방안을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수재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교수는 “카시트 의무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상황”이라며 “택시는 예약할 때 카시트가 있는 차량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버스의 경우엔 카시트를 대여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또 각 지자체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복지정책으로 영유아 카시트 보급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정우태 수습기자 wtae@yeongnam.com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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